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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최고’…여대 ROTC 유치 경쟁 후끈

‘우리가 최고’…여대 ROTC 유치 경쟁 후끈

입력 2010-09-08 00:00
업데이트 2010-09-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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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개 4년제 여자대학이 모두 응모한 정부 사업이 있다.

그런데 인기와 달리 이 사업에 국고 지원 혜택은 전혀 없다. 오히려 건물 확보와 장학금 마련 등 응모 조건을 맞추려면 학교 곳간을 털어야 한다. 선발되는 학교는 단 한 곳이어서 경쟁률이 7대 1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약학대 유치를 방불케 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 첫 여대 학군단(ROTC)’ 선발 사업.

주로 부드러움을 강조하던 여대들이 캠퍼스에 연병장 부지를 만들고 ‘군인 양성은 우리가 최고’를 외친다. 여성 군(軍) 리더 배출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자존심 싸움이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사업 주관 부처인 국방부는 이날부터 13일까지 각 대학을 돌며 실사를 벌이고 15일 선정 대학을 발표한다.

신청 학교는 서울 6곳(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서울여대)과 광주 1곳(광주여대)이다.

응모 조건은 까다롭다. 샤워실과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ROTC 건물과 연병장을 확보하고 후보생을 위한 전용 장학금을 마련해야 한다.

예비역 장교 출신의 교수 1∼2명과 행정요원 3명을 채용하며 안보론, 북한학, 무기체계론 등 여대에 생소한 커리큘럼을 운영해야 한다.

준비 작업은 100% 학교 부담이며, 선발돼도 정부에서 지원되는 운영 보조금은 학생복식비 등 외에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첫 ROTC 유치의 매력은 크다. 여성이 적은 군에 졸업생을 대거 진출시키며 사회적 관심을 선점하고 ‘강하고 진취적인 여성 리더’란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국내 남녀차별은 군 복무 여부에 뿌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한국 첫 여대 학군단을 통해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강한 적극적인 여대생 상(像)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심해지며 여대생들 사이에 안정적인 직업군인의 인기가 커진 것도 응모 열기를 높였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정보전, 기술전 등 추세로 군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장교를 지망하는 학생들 수가 많아졌다. 후보생 모집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만의 강점을 알리려는 열기도 치열해 이화여대는 ‘세계 최대 여자대학’답게 타교의 1.5∼2배가 넘는 학생 수와 전공 다양성, 북한학 연구실적 등을 강조한다.

숙명여대는 ROTC 후보생 기숙사인 ‘구국관’을 준비하고 인근 효창운동장과 용인 대학 연수원에서 유격ㆍ군사훈련을 할 수 있게 시설투자를 할 예정이다.

서울여대는 인근 육군사관학교와의 교류를 장점으로 내세웠고, 동덕여대는 1ㆍ2학년 ROTC 지망생에게 체력단련과 국토순례 등의 예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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