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에 밀린 ‘안전’

도시미관에 밀린 ‘안전’

입력 2010-03-19 00:00
수정 2010-03-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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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단횡단방지시설 철거·설치금지

도로 중앙에 설치된 ‘무단횡단 방지시설’이 보행자의 도로 횡단 사망사고를 막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시설 설치를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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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로의 중앙선 위에 설치된 무단횡단 방지시설.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로만 건널 수 있도록 유도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로의 중앙선 위에 설치된 무단횡단 방지시설.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로만 건널 수 있도록 유도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4년부터 설치해 온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올해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또 설치된 지 3년 이상 지난 시설물은 지난해 대부분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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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 방지시설이란 도로 중앙에 1m 간격으로 플라스틱 막대를 세워 보행자 통행을 막는 장애물이다. 기존 시멘트나 금속 중앙분리대와 비교하면 설치면적과 비용은 각각 3분의1 정도로 절약할 수 있으면서도 사고 억제 효과는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경찰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서울 주요 경찰서 8곳이 관할하는 도로 35곳에 2007년부터 3년간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마련한 뒤 사망사고가 설치 전 57건에서 설치 후 2건으로 95% 이상 급감했다.

무단 횡단 사망사고가 빈번했던 서부경찰서는 시설 설치 전 18명이 사망했으나 시설 설치 후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마포서(14→0), 성동서(8→0), 은평서(5→0) 등 관할 도로에서도 시설 설치 후 사망자 발생이 없었다. 강남서(4→1), 노원서(4→1)도 사망자가 급격히 줄었다. 무단횡단 방지시설은 2008년에 가장 많이 세워졌다. 이상표 마포서 교통계 경위는 “기존 안내문 배포나 계도행위 자체로는 무단횡단을 없애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무단횡단 방지시설은 보행자의 무단횡단 욕구 자체를 꺾어 사고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설물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경찰과 다른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청과 손해보험공사 요청으로 설치해 왔지만 도로에 오물이나 먼지가 쌓이다 보니 미관상 좋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쉽게 부서져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간다.”면서 “올해부터 신규설치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설물로 교통사고 예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찰 계도활동 등을 통해 본인 스스로 무단행단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영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무단횡단방지시설은 현재 정식 도로안전시설물로 규정되지 않아 설치 후 관리는 물론 제대로 된 규격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라면서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 관계당국이 올바른 설치와 규격에 대한 연구를 통해 관련 법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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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기자 김양진 수습기자 ky0295@seoul.co.kr
2010-03-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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