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떠난 종로 ‘호객꾼 천국’

노점상 떠난 종로 ‘호객꾼 천국’

입력 2010-02-05 00:00
수정 2010-02-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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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11시 무렵 사람들이 북적이는 서울 종로2가. 오고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까만 양복을 입은 나이트클럽 호객꾼(속칭 삐끼)들이 수십명 눈에 띈다. 이들은 젊은 여성을 상대로 “서비스를 주겠다.”, “부킹을 보장한다.”는 등의 말을 걸기를 반복했다. 막무가내로 손을 잡아끌거나 여럿이 둘러싸고 흥정하는 장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대학생 김연희(22·여)씨는 “친구랑 둘이 집에 가는 길인데 붙잡혀서 5분 이상을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손을 잡길래 뿌리쳤더니 무시하냐고 협박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았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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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이 떠난 종로거리에 호객꾼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등에 고용된 이들은 행인들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에 가까운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종로거리에 호객꾼들이 급속히 많아진 시점은 지난해 말. 종로대로변 노점상들을 종로 이면도로 특화거리로 이전시키는, 서울시의 ‘종로대로 노점 비우기 사업’이 지난해 말 완료되면서부터다. 종로2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37)씨는 “예전에는 노점 때문에 길이 좁아서 호객꾼들이 뒷골목에서 사람들을 찾거나 새벽에야 대로로 나왔는데, 길이 넓어지니까 대놓고 대로변을 휘젓고 다닌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호객꾼들은 여성 고객의 허리띠를 잡아 끌고, 몸을 끌어안거나 가로막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등 사실상 성희롱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이모은(24·여)씨는 “양쪽에서 꼼짝 못하게 팔을 끼고 업소까지 끌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친구들 중에서도 같은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흥분했다. 호객꾼의 말만 믿고 업소를 찾았다가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류대진(35)씨는 “양주 한 병에 10만원이라고 해서 사람들과 함께 술집에 들어갔는데 실제로는 20만원을 받더라.”면서 “항의를 했더니 호객꾼은 업소랑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호객행위에 대한 단속권한은 구청과 경찰에 있다. ‘식품위생업소 영업자가 손님을 직접적으로 꾀어 들이면 안 된다.’는 식품위생법이 근거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로구청 보건위생과 직원이 한 달에 3~4차례 시민감시단과 함께 관내 업소를 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순찰을 도는 경찰 지구대 생활질서팀이 가끔 적발해 구청에 인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청 측은 “업소 위생상태 등을 주로 감시하고 있으며 호객행위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즉결심판에 넘기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증거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해서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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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 이민영기자 kitsch@seoul.co.kr
2010-02-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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