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립오페라단 동양인 첫 주연 맡은 테너 김재우
한국인 성악가 김재우(38)씨가 영국 국립오페라단(ENO)이 내년 초 공연하는 ‘루치아’의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왕립오페라단과 함께 영국의 2대 오페라단인 ENO에서 동양인이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내년초 공연 ‘루치아’ 에르가르도 역
ENO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0년 첫 공연은 가에타노 도니제티가 작곡한 루치아이며, 테너 김재우가 베리 뱅크스와 함께 남자 주인공 에르가르도 역에 더블캐스팅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총 8회 공연 가운데 절반인 4회에 출연, 루치아 역의 소프라노 안나 크리스티와 호흡을 맞춘다.
111년의 역사를 가진 ENO는 오디션 과정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외국인, 특히 동양인인 김씨가 주연으로 발탁된 것은 극히 드문 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예고를 졸업한 김씨는 1990년 호주 퀸즐랜드 음악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호주국립대에 편입해 음대 학사과정과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1996년에는 호주 국립오페라단의 정규 단원으로 특채됐다.
●1997년 유럽 진출… 차곡차곡 경험 쌓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0여년간 각종 오페라의 주연을 맡았던 그는 1997년 오페라의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했다. 동양인 음악가에게 폐쇄적인 유럽에서는 오디션 기회를 잡는 것조차 어려웠다. 2007년 어렵게 ENO의 오디션을 봤지만 발음 때문에 퇴짜를 맞기도 했다.
김씨는 영국 롱보로 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아일랜드 더블린의 리릭 오페라단의 ‘마술피리’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그의 재능과 성실함을 눈여겨본 ENO는 마침내 주인공을 맡아 달라고 제안을 해 왔다.
김씨는 “ENO 무대에 선다는 것은 영국에서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러 온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어깨가 무겁지만 서양인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신중히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12-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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