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강간미수 30대 채취모발 증거안돼 무죄
정부가 범죄자의 DNA 정보를 관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DNA 정보의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며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대전에 살던 A(32)씨는 2006년 8월 강간 미수범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충북 청주 율량동 한 빌라의 창문 창살 2개를 잡아 뜯고 침입해 자고 있던 B(17)양의 입을 막고 빵 칼을 목에 대며 위협해 강간하려다 피해자의 저항으로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피해자는 방안이 어두워서 범인을 보지 못했다. A씨는 사건 당일 대전 집에 있었고 청주에 가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발신기록과 친구·가족의 진술을 증거로 내놓았다. 그러나 검사는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음모와 모발 일부가 A씨의 DNA 정보와 일치한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전고법 형사1부는 음모와 모발을 채취·감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2007년 10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과학적 증거방법이라는 이유로 전제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유죄의 증거로 삼을 때 오히려 오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DNA 정보를 증거로 채택할 전제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범행현장이나 피해자의 신체 등에서 채취되고 ▲수사관이 채취·관리·보전 과정을 글이나 사진 등으로 기록해야 하며 ▲자격을 갖춘 감정인이 표준적인 검사기법을 활용해 감정해야 하고 ▲감정결과가 전문지식에 비춰볼 때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 충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강간범행이 미수에 그쳐 범인의 음모가 범행현장에 떨어졌는지 분명하지 않은 데다 현장감식 요원은 현장에서 채취한 음모나 모발을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닌 제3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판결을 확정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2009-10-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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