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통학 피곤해” 역주행하는 학교들

“자전거 통학 피곤해” 역주행하는 학교들

입력 2009-10-21 12:00
수정 2009-10-2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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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전거로 등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학교측이 사고위험 등을 이유로 학생들의 자전거 통학을 내심 원치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사고가 일어나면 교칙이나 공문을 통해 자전거 통학을 금지하거나 자전거 이용 활성화정책에 참여하는 학교라 하더라도 자전거 통학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경우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 양천구의 A초등학교는 지난달 2학기 개학과 함께 ‘사고위험이 높아 자전거통학을 금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 학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달리는 차량과 마주칠 일이 드물다. 학교 측은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뒤엉킬 경우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해명했다. 재학생 김모(10)군은 “학내에 자전거를 세워둘 곳이 없어 아파트 단지에 방치하다 보니 자전거를 잃어버린 친구들도 많다.”고 불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50대 여성과 부딪쳐 전치 10주의 상처를 입히는 사고를 내자 주변 학교들이 자전거관련 특별활동을 잇따라 중단하기도 했다.

●자전거 통학률 10%넘는 학교 26%뿐‘자전거21’과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이 서울시내 초·중·고 103개 학교(자전거이용 활성화정책 참여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8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학교 중 26.2%(27개교)만 10% 이상의 자전거 통학률을 보였다. 자전거 통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교도 16.5%나 됐다. 반면 통계청 조사결과 6월 현재 자전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3% 늘었다.

●아파트내 학교조차 교칙·공문으로 금해

김 의원은 “이 밖에도 거치대·공기주입기 등 편의시설 및 자전거도로 부족 등으로 참여학교조차 자전거 통학률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학교 중 자전거 거치대가 100개 미만인 학교가 21.1%(32개교)나 됐다. 한 학교 평균 학생수가 1000여명임을 감안했을 때 낮은 수치다. 학교 반경 100m 이내에 자전거도로가 없다고 답한 학교도 49.5%(51개교)였다. 조사대상 학교들은 2008년 서울시로부터 자전거교육 명목으로 500여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발생시 통학을 막을 것이 아니라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지도에 나설 것을 학교측에 주문했다. 2003년 자전거통학 모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잠실동의 신천중학교는 매주 수업시간에 자전거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을 치러 면허증을 딴 학생만 자전거 통학을 할 수 있다. 전교생의 50%(250여명)가 자전거로 등교한다. 이영은(60·여) 교장은 “자전거 통학이 활성화된 뒤부터 지각하는 학생이 거의 없고 체력단련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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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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