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이희호 여사 “꼭 일어나셔야 해요” 끝내 오열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이희호 여사 “꼭 일어나셔야 해요” 끝내 오열

입력 2009-08-19 00:00
수정 2009-08-1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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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前대통령 임종 순간

“하느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남편을) 저희에게 보내주세요….”

18일 오후 1시20분쯤, 이희호 여사는 마지막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맞댄 채 속삭이듯 애원했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남편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중환자실에서 붙박이처럼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심박동 곡선은 심상치 않게 움직였다. 홍일, 홍업, 홍걸 3형제 등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오후 1시25분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민주당의 박지원 의원, 김 전 대통령의 윤철구 비서관, 안주섭 전 경호실장 등이 급하게 호출됐다. 김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각자 고별인사를 건넸다. “사랑해요.” 가족들이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었다.

남편의 모습은 이 여사가 한평생 지켜봤던 모습 중 가장 평온한 얼굴이었다.

오후 1시43분, 의료진이 “사망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알리는 순간 이 여사와 가족, 측근 20여명은 끝내 흐느끼고 말았다. 이 여사는 남편의 오른쪽에 앉아 자신이 직접 짠 벙어리장갑을 낀 남편의 오른손을 부여잡은 채 눈물을 쏟아냈다.

이 여사는 전날 저녁 7시45분 마지막 면회를 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혼잣말처럼 “꼭 일어나실 거예요. 하느님께서 당신을 지켜주고 일어나실 힘을 주실 거예요. 꼭 일어나셔야 해요.”라며 간절히 갈구했다. 그러나 평생의 반려자이자 동반자였던 남편은 영영 저세상으로 떠나버렸다.



그동안 꿋꿋하게 버텨오던 이 여사는 끝내 오열하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한때 자리에 누워야 했다. 홍업씨와 홍걸씨가 자리를 지켰다. 이 여사는 오후 5시30분쯤 추스르고 일어나 빈소로 향했다. 슬픔을 억누르고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헌화하고 조문객을 맞기 위해서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반드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냉정한 상태에서 슬픔을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2009-08-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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