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를 납부할 여유가 있으면서도 고의로 체납하는 고소득 고액체납자들이 수년간 버젓이 병원에서 건강보험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특별관리하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 상위 50명의 건보료 체납액은 22억원에 달한다.
연예인, 스포츠 선수, 변호사 등이 대부분인 이들은 평균 2년 11개월 동안 441만원의 건보료를 체납했다. 그러나 건보료를 수천만원씩 체납했어도 건강보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모순이 발생한 것은 건보료를 낼 여력이 없는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배려 정책 때문이다. 건강보험료를 낼 수 없는 환자도 일단 건강보험진료를 받게 하고 차후에 징수한다는 것이 건강보험법의 원칙이다. 그러나 고소득 고액체납자들이 이런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공단은 건보료 체납시 6개월 동안 3회 경고하고 이후 계속 체납하면 ‘건강보험 진료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낸다.
만약 건보료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이 있다면 이를 압류하는 절차를 밟는데, 공매 가능한 재산을 확인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많은 고소득 고액 체납자들이 길게는 2∼3년씩 걸리는 공매 기간 동안 건보료를 내지 않고도 별다른 제재없이 건강보험진료를 받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건강보험공단 서울시 특별징수팀의 경우 현재 관리하는 고소득 고액 체납자만 140가구에 달한다. 이들의 지난해 건보료 환수율은 48% 수준이다.
시민단체와 건강보험 전문가들은 공단이 특별관리하고 있는 고소득 고액 체납자의 재산 압류 기간을 최대한 앞당기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09-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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