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정 공직선거법 발효전 공천헌금 요구 2명에 집유

[단독] 개정 공직선거법 발효전 공천헌금 요구 2명에 집유

유지혜 기자
입력 2008-08-08 00:00
수정 2008-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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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씨 공선법 적용 근거될 듯

국회의원 공천 대가로 금품 등을 주고받거나 수수 의사만 밝혀도 처벌하도록 신설된 공직선거법 47조의2를 적용한 첫 판결이 나왔다.

특히 이번 판결은 개정법 발효 이전에 공천 헌금을 요구하고 발효 뒤 또다시 암묵적으로 요구한 경우도 ‘연속된 위법 행위’로 보고, 모두 47조2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최근 공천헌금으로 30억여원을 챙긴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4)씨가 개정법 발효 이전에 받은 돈에 대해서도 검찰이 공선법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광만)는 전 국회의원의 부인 김모씨에게 접근해 공천 헌금으로 15억원을 요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모(6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공범 이모(55)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월13∼19일 4차례에 걸쳐 김씨를 만나 원씨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주며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측근이라 비례대표 18번 공천권을 부여받았다.”고 말한 뒤 공천 대가로 15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품 전달 방법 등을 놓고 이견이 생겨 2월20일 이후로는 잠시 접촉이 끊겼다.

이후 원씨 등은 3월6일 “공천 신청공고가 났으니 참고 서류를 준비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김씨는 “일에 변수가 많고 신뢰할 수 없어 제안을 사양한다.”고 거절했다.

원씨 등은 “47조의2 등을 포함한 개정 공직선거법이 시행된 것은 2월29일로 실질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은 법 발효 이전이고, 이후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지 금품을 달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개정 공선법 시행 이후인 3월6일 보낸 문자메시지를 명시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15억원을 달라는 요구가 확정적으로 철회되지 않고 논의가 일시 중단된 상태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아직 공천받을 의사가 있다면 15억원을 달라고 재차 묵시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피고인들이 요구한 금품의 제공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자의 추천 대가, 또는 사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 판례를 주목하고 있다. 김옥희씨에게 30억여원을 건넨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쪽 역시 이 사건의 피고인들처럼 “20억여원은 개정 공선법 발효 이전에 준 것이라 공선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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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8-08-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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