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남북관계 향후 전망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남북관계 향후 전망

김상연 기자
입력 2008-07-12 00:00
수정 2008-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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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조준사격으로 사망 ‘돌출악재’

이명박 정부 들어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온 남북관계에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이라는 대형 돌출 악재가 11일 터졌다.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조준 사격이 사망으로 이어진 충격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파장을 예단하기 힘든 형국이다. 하필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화해 제스처를 취한 날에 사건이 발생한 것도 찜찜한 부분이다.

이 사건이 남북관계를 끝을 분간하기 힘든 어두운 터널로 이끌지, 아니면 잠시 어두웠다가 이내 밝은 빛을 받을 수 있는 일회성 사건으로 봉합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의 유감 표명 수준과 남한의 여론 등 이번 사태에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들이 다분히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봉합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사건을 북한의 일개 초병이 근무수칙을 경직된 태도로 준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 불상사로 남북이 결론을 내리는 경우다. 상층부의 의중이 군부 말단까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 북한 체제의 특수성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 남북간에 사이가 좋았던 이전 정부에서도 ‘서해교전’과 같은 격한 충돌이 있었다. 이 같은 공감대를 토대로 북측이 적극적인 유감을 표명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 우리 정부가 호응할 경우 꼬인 실타래는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이 있다.

정황상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으로서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는다는 점에서 장기간 경색이 이로울 리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 발목을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사건을 보고받았음에도 오후 국회 시정연설에서 당초 계획대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부로서는 북측이 정교한 정치적 시나리오를 토대로 사건을 도발했을 가능성을 일단 낮게 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간 대화가 이 사건을 계기로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관측도 나온다. 반면 북한이 유감 표명을 미적거리거나, 북한의 반응과 무관하게 남측의 반북 정서가 확산될 경우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북측이 냉랭한 관계를 보여왔고, 이를 북측이 별러왔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둘 중 어떤 경우로 사태가 흘러가든 정부가 일단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일정기간 남북관계는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남한 관광객을 공포에 빠뜨리면서 북한 관광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양측 당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 남한 여론, 특히 보수 지지층을 의식해야 하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8-07-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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