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경찰

두 얼굴의 경찰

김정은 기자
입력 2008-06-25 00:00
수정 2008-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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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의 ‘공영방송’ 시위자 각목 폭행 모른척 정부 비방 촛불집회·네티즌 적극 수사와 대조적

보수단체들의 폭력 시위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특히 평화롭게 촛불집회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먼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잇따르고 있지만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 과격 행동을 한 일부 시위대나 인터넷에 정부와 경찰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 끈질긴 수사로 검거에 나서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 지난 23일 오후 5시50분쯤 고엽제전우회,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 7,8명이 여의도 KBS 앞에서 ‘공영방송 지켜내자.’며 1인 시위를 하던 박모(50·여)씨를 각목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박씨가 맞고 쓰러지자 근처에 있던 아고라 회원 20여명이 달려가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모(50)·최모(23)씨와 주모(19)군 등 3명도 구타당했다. 현재 박씨와 강씨는 목·허리 등에 타박상을 입고 서울 중랑구의 녹색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 촛불 1인시위 폭행범 현장서 풀어줘

피해자 박씨는 “가만히 있는데 다가오더니 욕을 하면서 손 팻말을 단 각목으로 내리쳤고, 넘어지니까 발로 밟았다.”고 말했다. 주군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아주머니를 각목으로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고 갔다가 주먹으로 상체를 맞고 바닥에 쓰러졌고, 넘어진 상태에서 발로 짓밟혔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폭행사건을 수수방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씨는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잡아달라고 했더니, 경찰은 ‘같은 시위대인데 잡아가서 뭐 하느냐.’고 했다.”면서 “때린 사람을 붙잡아 넘겼는데도 경찰은 보수단체 쪽으로 풀어줬다.”고 말했다.

또 아고라 회원들이 현장에 있던 각목 등을 실은 트럭을 증거 물품으로 수령하라고 경찰에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경찰서에 가져갔더니 ‘긴급압수요건에 해당되지도 않고, 물품들이 폭행과 연관됐다는 증거도 없다.’며 경찰서 출입을 원천봉쇄했다.”면서 “경찰이 사실상 보수단체의 폭행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기90너 ××××’ 번호판을 단 흰색 2.5t 트럭 안에는 수백 개의 각목과 쇠파이프, 소화기, 방독면 등이 실려 있었다.

●“나이 들고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인데…”

앞서 지난 6일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은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을 폭행했고, 지난 13일에는 MBC 난입을 시도하고 LPG 통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17일에도 국민행동본부 등 회원들이 MBC 앞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시위하던 시민들에게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경찰은 24일에야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과 동영상 등 증거를 수집해 보수단체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면서 “나이 드신 분들이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인데 과격 촛불시위자와 똑같이 처리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보수단체와 촛불시위 시민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정권에 의해 경찰 수사가 통제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불편부당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면서 “경찰의 이런 대처는 시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줘 결국 공권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김승훈 김정은기자 hunnam@seoul.co.kr
2008-06-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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