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촛불에 물대포·특공대 ‘초강수’

10만 촛불에 물대포·특공대 ‘초강수’

입력 2008-06-02 00:00
수정 2008-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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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등 228명 연행… 141명 부상

31일부터 1일까지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지난달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일부 참가자들은 2일 새벽까지 2박3일 간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민주노총 등은 ‘6월항쟁’ 21주년과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묶어 오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13일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미선·효순양의 6주기여서 집회 열기는 계속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찰은 1일 새벽 강제진압 과정에서 228명을 연행해 3명은 훈방하고 나머지 225명은 서울시내 20개 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도 연행됐다.

특히 경찰은 비폭력 평화시위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해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켰다. 시민 100여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 41명도 다쳤다. 경찰이 시위대의 머리 위로 직접 물을 쏜 건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것은 2006년 4월 전남 순천의 현대하이스코 공장 내 크레인 고공 농성과 2005년 6월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 장기농성 정도였다. 경찰특공대는 주로 쇠파이프나 죽창 등을 동원한 폭력시위 등 ‘특수상황’에 마지막 카드로 투입된다.

물대포와 경찰특공대의 등장은 일단 시위대가 청와대 입구까지 밀고 들어온 데 따른 다급한 조치로 해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쪽(청와대)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국가 의사결정기관의 정점이자 상징 아니겠나.”라면서 “경찰도 인내할 만큼 했고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더 이상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우병 쇠고기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적인 시위와 행진을 하던 시민들에게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를 동원한 과잉진압을 자행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폭력 과잉진압을 사과하고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화염병 등 과격한 시위 도구의 등장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물대포가 사용된 현장에서도 시민들은 “경찰이 폭력시위를 유도하는 것이니 침착해야 한다.”며 흥분을 가라앉히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촛불집회에 등장하기 시작한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과거에 경찰에 폭력시위를 유도당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국민들의 외면을 당하는 실수를 범할 만큼 어리석진 않다.”면서 “폭력시위는 일부의 바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의 진압과정을 지켜본 김모(33)씨는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고 한두 명이 전경버스 위에서 구호를 외쳤지만 버스를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노약자·어린이뿐 아니라 장애인도 있는 상황에서 강경대응은 시위만 더 거세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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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이재훈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6-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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