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온 中여성 票 ‘내 권리’에 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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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웅 기자
입력 2008-04-07 00:00
수정 2008-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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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 서울 구로을 1000여명 ‘이주여성 권익보호’ 후보 지지 운동

결혼을 위해 한국에 온 중국계 이민여성들이 유권자 운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유권자운동본부’는 6일 한족과 조선족 등 중국계 여성들이 몰려 있는 서울 ‘구로을’ 지역에서 집중적인 유권자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권자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참가신청서를 낸 중국계 여성만 10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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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최황규(45) 목사는 “국제사기결혼으로 피해를 본 여성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면서 “‘국제사기결혼피해자 보호법’ 마련을 지역구 총선 출마자들에게 요구했고, 이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후보에게 한국 국적을 가진 중국계 결혼이민여성들이 표를 몰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2001년 한국 남성과 1년 남짓 결혼생활을 하다가 속옷차림으로 쫓겨 나온 조선족 여성 박모(41)씨를 만나면서 국제결혼사기 피해자 구제 운동에 앞장섰다. 당시 박씨의 남편은 가스통에 불을 붙이는 시늉을 하면서 박씨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박씨는 그 남편이 사망한 뒤 법무부에 체류 연장을 신청했지만 한국 국적의 배우자와 혼인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국적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국적법에 막혀 불법체류자가 됐다.

유사한 사례들이 최 목사가 있는 서울조선족교회에 계속 접수됐다. 혼인한 지 2년 안에 온갖 핍박을 받는 결혼이민여성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었다. 교회는 피해사례를 모아 국회에 전달했다. 다행히 2004년 국적법이 개정돼 2년 미만의 동거 기간일지라도 남편의 잘못으로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어려울 경우 별거나 이혼을 해도 국적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개정된 법 역시 남편의 잘못을 이민여성이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 출신 쉬제(40)는 브로커를 통해 한국 남성을 소개받았다. 이 남성은 “나는 공무원이고, 아파트도 여러 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쉬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남자는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뒤 남성의 태도가 달라졌다. 결국 지난해 12월 이혼했다. 하지만 남편이 처음에 했던 말을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법무부는 남편의 귀책사유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명령을 내렸다.

최 목사는 “사기결혼 등으로 힘든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계 여성들이 투표를 통해 잃어버린 권리 찾기에 나선 것은 유권자 운동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유권자 운동을 토대로 이주여성들의 권익 확대 운동을 계속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8-04-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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