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진학상담교사 행사 후원 오케스트라 입장권 구매 ‘펑펑’
대학들이 수험생들로부터 걷은 전형료로 행사비나 공사비 등 입시와 무관한 곳에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부분의 대학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전형료를 환불해 주지 않는 등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1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최근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전형료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대학은 오케스트라 티켓 구매나 총장배 테니스대회 개최 등에 전형료 수입을 지출했다.
난방시설 공사나 컴퓨터(PC) 구입, 건물 공사비로 전형료를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또 수능성적 우수자에 대한 해외연수비 지원, 장학금 출연 등 전형료가 해당 대학 재학생을 위해 사용돼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획처 관계자는 “고교 교장이나 진학상담교사 등을 대상으로 체육대회를 여는 데 전형료를 사용하는 대학도 있었다.”면서 “전형료를 입시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험을 치르지 않은 수험생들에게 전형료를 환불해 주는 곳도 드물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42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들은 입학원서나 약관에 ‘접수된 원서 및 전형료 등은 일절 반환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문·자연계열 수시요강에서 1단계에서 탈락, 논술·면접 대상이 아니면 논술비·면접비를 환불해 준다고 표기한 대학은 13곳에 그쳤다. 예·체능 수시요강에서 1단계에서 떨어지면 실기료를 돌려주는 대학은 3곳에 불과했다.
또 정시요강에서 1단계에서 탈락하면 논술비·면접비 등을 환불해 준다는 인문·자연계열 대학은 7곳, 실기료를 반환하는 예·체능 대학은 5곳이다.
대학에 따라 전형료가 3만∼16만원으로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산정방식에도 원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지방 수험생이 서울 소재 대학에 수시1·2차, 정시모집 등 3차례만 응시해도 전형료 59만 8000원, 숙박·교통비 54만 5000원 등 모두 114만 3000원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수험생들의 지원 횟수가 평균 6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크다.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의 전형료 상황을 방치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저소득 가정에 입시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소득분배를 왜곡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7-12-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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