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3월 종아리를 가늘게 하는 수술을 받은 A씨는 3개월이 지나도 효과없이 통증만 계속됐다. 수술한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피부과 전문의라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병원에 항의해 병원비 135만원 가운데 50만원을 돌려받았다.
#2.지난해 3월 쌍꺼풀 수술로 유명한 한 병원을 찾은 B씨는 수술 뒤 양쪽 눈이 비대칭으로 변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알아보니 해당 의사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GP자격(의사국가고시를 합격하고 전문의 과정을 밟지 않은 일반의) 의사였다.B씨는 수술비를 반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해 현재 소비자분쟁위원회의 조정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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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 늘어 의료사고 우려도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전문의(개업의)가 다른 전공을 겸업하거나 일반의가 전문의 수준의 수술을 하는 겸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기를 덜 타는 성형외과에 이 같은 피해 사례가 많아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복지부의 ‘전국 의료자원 현황’에 따르면 전문과목 미표시 전문병원이 2002년 3570개에서 2006년 4569개로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과목을 진료하는 겸업현상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환자들, 전공의 여부 눈여겨봐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의 의심도 따라서 커지고 있다. 강남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담당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맞는지 확인하는 환자들의 전화가 하루 1∼2차례 걸려온다.”면서 “비전문의나 다른 분야 전문의에 의한 진료에 불안감이 커져가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GP자격이 있는 의사가 진료를 하거나 전문의가 겸업을 하는 현상은 전공과 연계된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이 때문에 의료사고가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울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나 소아과의 경우 경영이 어려워 성형외과를 겸업하는 예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GP자격증이 있으면 간단한 진료가 가능하고, 전문의의 경우 다른 과목의 겸업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진료를 받기 전에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과목은 간판 글씨를 전공의 절반 크기 이하로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해당 의사가 어떤 전공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7-08-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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