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형포털 인물DB 조작 무방비

[단독]대형포털 인물DB 조작 무방비

박건형 기자
입력 2007-08-10 00:00
수정 2007-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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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와 김옥랑 교수 등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경력 위조가 잇따라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들은 물론 각종 기업·단체에서 활용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의 ‘유료 인물DB(데이터베이스)’들도 검증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후발 업체들이 선발 업체의 정보를 그대로 베끼고, 오류가 확인된 뒤에도 수정조차 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본인 주장대로 그대로 작성

대형 포털사이트 인물DB들은 대부분 당사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학력과 경력 사항 등을 작성하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 등을 돌아다니며 연예인들의 생년 월일과 학력, 경력, 가족 사항을 수집해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유명 연예인들의 경우 실제 나이가 아닌 예가 적지 않고, 김옥랑 교수와 같이 미인가 외국 대학의 학위들이 버젓이 나돌고 있다. 한 현역 국회의원은 김 교수가 다녔다는 미국 퍼시픽웨스턴대 정치학 석사로 최종학력을 기재하다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지만 각종 인물DB에는 여전히 이 대학 학력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영화감독 심형래씨의 학력도 포털에는 본인의 주장대로 그대로 기재돼 있다가 물의를 빚었다.

국내 최대인 22만여명의 인물DB를 보유하고 있는 조인스닷컴 관계자는 “별도의 검증은 없고, 주요 사항의 경우 본인이나 비서와 전화통화로 확인하고 있으며 경쟁사들도 동일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헤드헌터’도 가짜정보 맹신

이러한 학력·경력들은 일반인들은 물론 일부 인재 스카우트 업체들조차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헤드헌팅 업체인 K사 관계자는 “각종 포털이나 언론사의 인물DB를 수시로 검색해 자료를 축적하고, 필요할 때 사용한다.”면서 “임원들은 따로 이력서를 작성하지 않는 예가 많아 인물DB를 활용해 작성한 이력서를 의뢰 회사에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물DB의 공신력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을 보면 학력과 경력 위조에 대해 사실상 무방비”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인물DB 서비스는 당사자에게 보낸 이메일과 편지, 인사 관련 기사 등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매년 2∼3회 변경 사항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고, 답신을 DB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검증 안 된 정보를 돈 받고 파는 구조”

인물DB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10∼20명이 20만명이 넘는 DB를 관리하기 때문에 일일이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당사자의 요청이 없으면 사회 이슈화된 부분만 바로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 포털업체 본부장은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만들다보니, 검증도 없이 수집한 개인 정보를 돈받고 파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후발 업체들은 선발 업체의 정보를 긁어다가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07-08-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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