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화해야” “객관성 결여”
외국인근로자의 한국어시험을 둘러싸고 노동부, 한글학회 등 관련 기관·단체들간에 마찰음이 일고 있다.노동부 관계자는 2일 “외국인근로자 선발 과정 중 하나인 한국어시험 관리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일원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를 위해 한글학회와 한국어세계화재단 등 그동안 한국어시험을 주관해온 단체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 “지난달부터 산업인력공단서 주관”
한국어시험은 올해부터 시행된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에 따라 외국인근로자가 취업을 위해 국내에 들어오려고 할 경우 반드시 치러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한글학회와 한국어재단은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5년부터 노동부와 계약해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스리랑카 등 6개 국에서 한국어시험을 관리해 왔다. 국가당 1만여명의 근로자들이 평균 1.5회(회당 응시료 30달러) 정도 시험을 봤다.
하지만 노동부의 시험관리 일원화 방침에 따라 지난달 2일 캄보디아 근로자 2497명이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한국어시험을 치렀다.
또 최근 외국인력송출국가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 등 9개 국 근로자들의 한국어시험도 앞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게 됐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우즈베키스탄에서의 한국어시험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맡는다.
한글학회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상 한국어 능력시험 실시기관은 주관 부처인 노동부가 선정토록 돼 있다.”면서 “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송출 업무와 함께 시험 관리까지 한다는 것은 입법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국인력 송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는데 송출 업무와 시험 관리를 한 기관이 맡는 것은 또다시 비리 확산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글학회·한국어세계화재단 “신뢰성 의문” 반발
한국어세계화재단 관계자는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자체적으로 시험을 관리한다는 것은 시험의 객관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말이 안 된다.”고 발끈했다. 두 단체는 “한국어시험을 계기로 한국어보급 사업 등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각각 10억원 넘게 투자해 왔다.”면서 “한글의 세계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단체는 모두 지난달 7일자로 시험 대행기간이 끝난 상태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시험 등 송출 관련 업무는 상대국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만큼 민간단체가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관련단체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최종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2007-07-03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