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인기가수 박상민씨가 나타났다. 그런데 한 명이 아닌 두 명이었다.
“좀 전에 들어갔는데 또 들어오네.”인기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며 흥분했던 검찰 직원과 민원인들은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박씨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들어오자 어리둥절해했다. 박씨의 트레이드마크인 짙은 색 선글라스와 모자, 특유의 ‘소’자 모양 수염까지 두 사람의 모습이 판박이처럼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
임모씨(왼쪽)·가수 박상민(오른쪽)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임모씨(왼쪽)·가수 박상민(오른쪽)
진짜 박상민(사진 왼쪽)씨가 자신을 사칭하고 다녔다면서 짝퉁 밤무대 가수 임모(오른쪽·40·예명 ‘박성민’)씨를 사기, 저작권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대질조사를 위해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검찰청으로 들어오다 보니 생긴 웃지 못할 진풍경이었다.
출입증을 교부해주는 검찰 여직원은 비슷한 외모의 연예인으로부터 시간차 공격(?)을 받고선 진짜 박씨에게 “완전히 속았어요.”라면서 사인을 부탁했다. 박씨는 흔쾌히 사인을 해주면서도 “사인도 받아 놓으시지 그랬어요. 사인도 나랑 똑같은데.”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박씨는 “좋은 일로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다. 속이 좁은 행동처럼 비춰질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2003년부터 서울 관악구 등의 나이트클럽과 출연 계약을 맺는 등 박씨를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씨와 고소인 박씨를 대질조사하고 조만간 임씨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7-06-27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