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임박 산모 “어디서 낳으라고”

출산임박 산모 “어디서 낳으라고”

이경주 기자
입력 2007-06-16 00:00
수정 2007-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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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 임박했는데 예고도 없이 병원 문을 닫다니…”

저출산 여파로 인한 경영난으로 산부인과 병원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유명 산부인과마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

전국 8개월간 67곳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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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산부인과 산모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 병원으로부터 ‘문을 닫는다.’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 병원은 5층 건물에 소아과와 산후조리원, 입원실 10개를 갖춘 병원으로 하루 내원 환자가 70여명에 이른다. 유명 축구선수 아내가 출산을 하면서 유명해진 이 병원은 설립 당시 진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갑자기 병원을 옮겨야 하는 산모들의 항의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산모 전용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아이디 ‘lena5002’는 “출산 예정일이 지나 입원 날짜를 받기로 했는데 진료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갑자기 진통이 오면 어쩌죠.”라고 걱정했다.

예정일이 2주일 정도 남았다는 한 산모는 “병원 같은 건물에 있는 산후조리원까지 예약했는데, 너무 속상하고 힘드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당황스러워했다.

입원 날짜 받아놓고 진료 취소 황당

아이디 ‘cattypig’는 “지난 3일 응급 수술로 아기를 낳고 8일 퇴원했는데 퇴원하는 날 아침 사람들이 명도 정리를 한다고 중장비를 앞에 대놓고 들이닥쳐서 행패를 부리고 그랬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 병원에 다녔던 임신 8개월인 우모(30)씨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병원에 새로 예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유명한 병원은 이미 8월까지 분만실 예약이 끝난 상태”라면서 “같은 병원에서 산후조리원까지 예약한 산모들은 더욱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편 이모(31)씨는 “유명한 병원이라고 해서 믿고 찾았는데, 어이가 없다.”면서 “출산일이 가까워 병원을 옮기는 산모는 병원 입장에서 돈벌이가 안돼 잘 안 받아준다고 들었다.”며 걱정했다.

지난 3월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I산부인과가 갑자기 문을 닫아 산모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최근 병원을 옮겨 출산한 한 산모는 “어느날 갑자기 병원이 내부 수리를 한다며 진료를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화가 나서 간호사에게 따졌지만 엉성한 복사본 진료자료 몇 장만 건넨 채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출산일 가까운 산모 타 병원서 꺼려

앞서 지난 8일에는 경남 마산의 대표적인 산부인과 S병원이 문을 닫았다. 한때 인근 창원시에 분점을 내기도 했던 이 병원은 저출산으로 인해 손님이 줄어 적자 경영을 하다가 결국 부도처리됐다. 당시 입원 환자 10명은 갑자기 다른 산부인과로 옮겼다.

국민건강관리공단에 따르면 전국 산부인과 의원 수는 지난해 6월 1857개에서 올해 3월 1794개로 급격히 줄었다.8개월 만에 67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산부인과 폐업은 낮은 출산율로 인해 경영이 힘들기 때문이며, 특히 한번의 실수로 병원이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분만 수술에 대한 높은 위험률도 경영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산부인과들이 구멍가게식 규모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에 중소 병원들끼리 통합하는 것도 산부인과 병원이 줄어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면서 “너무 낮은 의료수가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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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07-06-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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