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입력 2007-06-06 00:00
수정 2007-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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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유일한 장애여성 노숙인 쉼터가 재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둥지’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바뀐 복지시설 관련 규정으로 인해 이전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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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장애여성 노숙인 쉼터인 ‘열린여성센터’에서 한 입소자가 재봉틀 앞에서 교사로부터 바느질을 배우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5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장애여성 노숙인 쉼터인 ‘열린여성센터’에서 한 입소자가 재봉틀 앞에서 교사로부터 바느질을 배우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5일 사단법인 열린복지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서계동 ‘열린여성센터(소장 서정화)’에 따르면 장애여성 노숙인 43명의 마지막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센터가 내년 2월까지 집을 비워야 할 상황이다.

이 센터는 2004년부터 전세 5500만원에 월 55만원을 내고 60평의 노숙인 숙소와 사무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용산지역 일대에 재개발 붐이 일면서 전세 가격이 두배 이상 폭등했다.

집 주인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임대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까지 건물을 비우도록 요구했다. 다행히 집 주인에게 “새로운 집을 구할 때까지 양해를 해달라.”고 부탁해 내년 2월까지 연장했다.

겨우 시간을 연장했지만 센터 이전은 또다른 걸림돌에 가로 막혔다.2005년 1월 보건복지부가 공포한 ‘부랑인 및 노숙인시설 설치·운영규칙’ 때문이다. 규칙에 ‘30인 이상 노숙인 보호시설은 1인당 최소 4평(서울지역은 3평)의 공간을 확보, 본인 소유 건물에 입주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센터가 현재의 건물을 떠날 경우 전세가 아닌 법인 소유의 집을 구입해야 한다. 인원을 감안하면 규모도 112평 이상이어야 한다. 규정을 어길 경우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급여·식비 등 운영 비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서울시에서는 노숙인 1인당 하루 3200원의 식비와 월 120만원의 시설운영비, 쉼터 실무인원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정화 소장은 “서울 시내에 현행 규정에 맞는 복지 시설을 마련하려면 최소 6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내년 2월까지는 3억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다른 노숙자 쉼터에서 밀려나 이곳을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장애여성 노숙인들이 또 한 번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지 않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쉼터는 현재 전세 보증금과 지금까지 모금액 등을 모두 합쳐도 2억 5000만원 정도가 전부다.

현재 서울에는 이 센터와 마찬가지로 복지부의 규칙으로 인해 이전을 하지 못하고 존폐 위기를 맞고 있는 복지시설은 서울 금천구 시흥2동 해명양로원과 관악구 봉천4동 반석교회에 있는 희망의 집 등 3∼4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복지부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노숙인지원자립반 관계자는 “각 복지시설들이 스스로 규모를 줄여 부동산 관련 비용을 낮추고 소규모 시설들끼리 자발적인 통·폐합으로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 말고는 현실적이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후원 문의는 열린여성센터(02-704-5395)이며,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6-401-25152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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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7-06-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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