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깨치니 새 세상 열려”

“한글 깨치니 새 세상 열려”

강아연 기자
입력 2007-01-31 00:00
수정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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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초등 재학 할머니들 ‘나의 주장’ 발표회

“배우지 못한 서러움이 너무 컸습니다. 상점 간판도, 버스 간판도 제대로 읽지 못해 언제나 뒷전으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초등학교 지하 강당. 국내 최초의 성인대상 학력인정 초등학교인 이곳에서는 할머니 초등학생들의 ‘나의 주장 발표 대회’ 본선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옥자(62) 할머니는 단상에 올라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공부의 중요성을 웅변했다. 의자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발표에 귀기울이는 200여명의 재학생들 대부분은 50∼80대 할머니들. 소복이 눈 내린 듯 머리는 희끗희끗하고 얼굴엔 주름살이 가득하지만, 차례대로 단상에 올라 가슴속 열정을 쏟아놓았다.

이 할머니는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나 가난 때문에 학교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는 “뒤늦게 학교에 입학해서 한글도 배우고 웹서핑도 배워서 딴 세상에 사는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한 학기에 8개월씩 모두 4년 12학기로 구성돼 있는 양원초등학교는 2005년 3월 개교해 2009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현재 2개 학년 16개반 총 550여명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7-01-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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