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 원어민 영어강사 왜 판치나했더니…

마약범 원어민 영어강사 왜 판치나했더니…

윤설영 기자
입력 2006-10-25 00:00
수정 2006-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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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뒷짐… 학원엔 벌점만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영어학원 강사 노모(39)씨가 히로뽕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재미교포로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노씨는 미국에서 히로뽕 때문에 강제추방됐지만 국내에서 어려움 없이 영어강사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수강생들은 그런 강사를 고용했다며 학원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학원은 교육청에서 미미한 벌점만 받았다.

●E-2비자 외면 관광비자 강사 마구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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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저급 영어 원어민 강사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이나 처벌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결국 학생·직장인 등 애꿎은 수강생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학원들은 무자격 강사를 고용했다 걸려도 벌점 몇점 받으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학원들은 회화지도 강사용 E-2비자를 받은 사람보다는 관광비자 소지자나 한국국적 재미교포를 집중적으로 고용한다.

서울의 한 어학원 관계자는 “E-2 비자 가진 외국인을 한 명 데려오려면 리크루트 비용에 비행기 왕복 티켓, 집세 등 강사료 말고도 월 300만원이 넘게 든다.”고 말했다.

●무자격 적발돼도 출국 후 재입국

무자격 강사가 판치는 데에는 솜방망이 처벌 등 정부 책임도 적지 않다. 학원들은 무자격 강사를 아무리 많이 고용해도 관할 지역 교육청에서 5점의 벌점만 받으면 그뿐이다. 벌점이 한꺼번에 30점이 돼야 7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처벌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에서 강사 자질을 확인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고 대단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무자격 강사를 고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강한 제재를 내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관련 입법 미비도 한몫한다. 출입국관리법상 관광비자 소지자를 강사로 채용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지만 한국국적 재미교포는 예외다. 학원법에도 관련 처벌 조항이 없다.

●231명 적발 중 강제퇴거는 10%불과

2003년 1월부터 올 7월말까지 E-2비자 아닌 관광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강의하다 적발된 사람은 231명. 하지만 이 가운데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은 11.7%인 27명밖에 안 됐다.

나머지 대부분은 출국명령만 받았다. 하지만 잠시 떠났다가 다시 입국하면 그만이다. 출국명령은 재입국을 제한하지 않아 또다시 불량강사의 재취업으로 이어진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불법강사 신고제를 운영하고 미약한 처벌조항도 강력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외국어교육협의회 외국인강사 특위 서정숙 홍보이사는 “무조건 외국인을 선호하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한국인도 충분히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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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10-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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