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파장] 남북 문화교류도 ‘빨간불’

[北 핵실험 파장] 남북 문화교류도 ‘빨간불’

서재희 기자
입력 2006-10-11 00:00
수정 2006-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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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공동연구, 윤이상 음악회 등 주요 남북한 문화교류 사업들이 북한의 핵 실험으로 줄줄이 무산되거나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통일부에서 승인한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 프로그램은 올 들어서만도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및 봉환, 북한 전통문화 기록화 사업, 개성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개성 역사유적 남북공동발굴조사, 고구려 유적 남북 공동조사 등 21개에 이른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사실상 멈춰선 것으로 확인됐다.


개성 역사유적 남북공동 발굴조사는 첫 발도 못 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은 지난 7월부터 60일간 개성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대포동 미사일로 위기감이 고조되던 6월 말 북측이 돌연 출입금지를 통보해 길이 막힌 상태였다. 정세가 나아지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지만 이번 핵 실험으로 논의 자체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병우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부위원장은 “정부가 대북 정책의 재검토에 나선 상황에서 이미 승인한 문화사업을 그대로 추진할지 알 수 없다. 올해 9억 3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편성 단계부터 다시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북공정에 맞설 기반이 될 사업으로 꼽혀 온 고구려 고분군 공동 실태조사와 평양 안학궁터 공동 발굴조사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큰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의 탈춤·판소리 등 문화재를 비디오·책자로 만들어 보존하는 북한 전통문화 기록화 사업은 1차 사업 마무리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다.

고려대 부설 한국학연구소가 북한 대외전람총국과 함께 지난해부터 봉산탈춤, 고려청자, 칠기, 민속춤 돈돌라리에 대한 기록 교환을 끝냈지만 핵 실험으로 세미나가 연기됐다.

유영대 한국학연구소장은 “미사일 발사 뒤 2개월 만에 접촉에 성공해 엊그제까지 연락을 취했는데 핵 실험 이후 또 단절됐다.”며 안타까워했다.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25차 윤이상 음악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윤이상평화재단 관계자와 국내 음악가 등 61명도 현재 방북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재단 박재규 이사장과 이사들은 축전의 연기를 북한측에 요청하는 방안, 예정대로 방북해 정명훈씨 등의 협연 없이 20명 정도의 관계자만 참관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며 11일 오전 중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정명훈씨는 10일 오후 재단측에 불참을 통보했다. 양무진 재단 이사는 “이런 때일수록 민간교류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만큼 참가를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있다.”고 전했다.

2009년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앞두고 남북한 정부가 추진한 유해 발굴 및 봉환 사업도 2차 조사를 위한 관계자간 접촉이 미뤄지고 있다.KBS와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함께 만들어 온 국내 최초의 남북합작 드라마 ‘사육신’이 북핵 실험을 계기로 연내 방영이 불투명해졌으며 영화 및 드라마 ‘황진이’도 방북 촬영이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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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6-10-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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