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납치문제 털기 등 다목적 포석

北, 납치문제 털기 등 다목적 포석

김수정 기자
입력 2006-06-29 00:00
수정 2006-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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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8일 금강산에서 열린 김영남-최계월 모자 상봉을 통해 ‘통큰 결단’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북·일간 핵심 외교문제로 비화돼 있는 납북 일본 여학생 요코다 메구미와 김영남씨 사이의 딸 혜경양을 상봉행사 전면에 내세운 것은 물론, 다른 이산가족 상봉행사와는 별도의 장소에서 김­최 모자 상봉을 주선했다. 남측 방송에 생중계까지 허용했고,29일엔 김영남씨의 기자회견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던 북한의 이같은 행보는 ‘김영남 카드’를 통해 그동안 대북 압박용으로 이용돼온 납치문제를 털어내려는 등 다목적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납북자 문제의 이산가족화다. 이산가족 상봉틀 내로 납북자 상봉을 흡수,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남측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정치공세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한·일 납북자 시민단체간 연대 고리를 끊으려는 셈법도 읽힌다.

28년 만에 여유있는 모습으로 어머니 앞에 큰절을 올린 김영남씨는 기자회견에서 “자진 월북했으며, 북측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김씨의 전처로, 북·일간 유골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는 메구미씨에 대한 사망 사실도 당당하게 밝히며 유골도 진짜라고 일본측 공세를 일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북측이 이번 14차 이산상봉 행사에 앞서 김영남 카드를 전격 제시한 이후 일본 정부·시민단체와 연대활동을 펴왔던 한국의 납북자 가족모임(대표 최성용) 등은 납치문제의 정치화에 나서는 일본과의 결별을 선언했다.‘이산가족’이라는 틀에서라도 북측이 문제해결을 하고자 한다면 정치적 공세가 아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측은 김영남 상봉 이후 북측의 결단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최성용 대표는 “김씨 가족 상봉은 북한이 자진해서 주선하고 학생 납북을 인정한 (남북간) 합의 상봉”이라며 “향후 특별법 제정, 생사확인, 송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며,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판이 깨진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산가족상봉 틀 내에서의 납북자 문제해결이 북측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송환 요구 명분을 스스로 없애버린다는 우려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2006-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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