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 다 훔쳐본 온라인 도박업주

패 다 훔쳐본 온라인 도박업주

유영규 기자
입력 2006-05-01 00:00
수정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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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화투와 포커 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사기도박을 벌여온 일당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30일 현금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김모(49)씨 등 2명을 도박개장 등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불법임을 알면서도 김씨 등의 사이버도박장에 투자한 최모(63)씨 등 투자자 12명과 도박에 참여한 김모(30)씨 등 22명을 각각 도박개장 방조와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04년 11월 멕시코에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캐나다 서버에 현금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후 온라인 포커와 1대1 고스톱(맞고)판을 벌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입소문 등을 듣고 사이트를 찾아 도박을 한 회원은 1000여명으로 김씨 등은 환전수수료로 5%, 각 판의 승자에게 5%씩 돈을 받아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후 김씨 등은 추가이득을 올리기 위해 상대방의 패를 볼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 개인회원과 직접 현금도박을 했다. 경찰은 “상대방 패를 모두 볼 수 있어 100전 100승도 가능했지만 이들은 처음엔 일부러 돈을 잃어줬다.”면서 “점점 판돈을 키워 큰판에서 이기는 수법으로 모두 29억원 정도를 챙겼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용한 도박 프로그램은 유명 게임포털 사이트에서도 이용되는 것으로 8000만원을 주고 구입했고, 해킹 프로그램은 자체 개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회원 가운데 1억 2000여만원을 잃은 여성과 1억여원을 날린 대기업 직원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상습 도박자 중에는 서울시 구청직원과 해군 하사관, 교사, 회계사 등도 있었다. 경찰은 도박금액이 3만달러 이상인 사람만 입건했고 이 중 상습도박을 즐긴 공무원 등은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도박사이트는 소수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비밀리에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부터 회원 관리, 기술관리까지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는 기업형태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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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6-05-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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