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 학부모는 들러리?

학교운영위 학부모는 들러리?

박현갑 기자
입력 2006-03-15 00:00
수정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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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학운위원)으로 활동하는 지역위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위원은 학부모위원, 교원위원과 함께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3대 축이다. 지역위원은 동문이나 학교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가 맡는 게 학운위 출범 당시의 취지였다.

최고 26.5%까지 차지

서울신문이 지난해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관련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육청 직원 등 교육 공무원들이 학운위원으로 상당수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 초등학교 학운위의 지역위원 가운데 26.5%가 교육 공무원들이었다. 대전교육청 관내 중학교의 경우, 이러한 지역위원이 22.1%였다.

학운위원으로 일하는 교육 공무원들은 기능직, 행정직, 장학사, 장학관 등 직위가 다양했다.

“교육위원선거에 공무원 학운위원 이용”

하지만 교육 공무원들의 학운위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교조 임병국 대변인은 14일 “실업계 고교에서 산학협력 차원에서 지역 기업체 대표 등을 학운위원으로 모시려는 경우는 이해된다.”면서 “하지만 교육 공무원의 경우, 행정을 통해 단위학교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데 학운위 활동을 할 경우, 본인의 직분에 충실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오는 7월말 교육위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논란이 더 일고 있다. 교육위원은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이 뽑는다. 때문에 일부 교육위원 출마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잘 아는 공무원들을 학운위원으로 만들려는, 이른바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학운위는 학교 운영을 민주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가장 중요한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 위원 비율을 최고 50%까지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부모는 거수기나 다름 없어”

학부모 위원으로 활동했다는 한 학부형은 “학부모 위원은 거수기나 다름없다.”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학교 사정을 잘 모르는 마당에 교원 및 지역위원들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고 하면 별 도리없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털어 놓았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도 “학부모들은 학교나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독려하지 않는 한 위원 선출공고를 접하거나 관심을 갖기 힘들다는 점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이 학부모 위원 후보를 추천해 당선시키기에 유리하게 작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현장 이해에 도움돼

교육부 지방교육혁신과 최진명 과장은 이에 대해 “제도 도입 초기에 학부모들이 잘 몰라 교육 공무원들에게 참여를 권장했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이어 “그동안 교육 공무원들이 학운위 활동을 하면서 학교현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시행 10년이 된 만큼 오해를 사지 않는 방안도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6-03-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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