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받는 구청 문화·체육시설

현금만 받는 구청 문화·체육시설

김기용 기자
입력 2006-02-01 00:00
수정 200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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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있는 ‘봉은테니스장’에서는 신용카드를 쓸 수가 없다. 구청이 운영하는 테니스장이다. 많게는 한달에 500여명이 이용할 만큼 인기있는 곳이지만 월 테니스 강습료 12만원을 전액 현금으로만 내야 한다. 회사원 박모(30)씨는 “재정 자립도가 뛰어난 강남구의 직영시설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용산구 문화체육센터는 수영·헬스 같은 체육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외국어·서양장기 강습 등 일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수강료를 현금으로만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만 들고 접수를 하러 왔다가 부랴부랴 현금을 찾으러 은행에 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센터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 때문에 카드 결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구청들이 운영하고 있는 문화체육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일부 구청들은 신용카드 결제 지침만 일선에 내려보내고 실제 현장 확인은 게을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강동구가 운영하고 있는 ‘해공골프연습장’은 지난해 6월 개장해 지금까지 3000여명이 다녀갔을 만큼 인기가 높다. 구청이 하는 것이라 믿을 수 있고, 시설도 좋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1개월에 14만∼15만원,3개월에 38만∼41만원인 강습료를 전액 현금으로만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강서구의 ‘마곡유수지테니스장’에서도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이곳 관계자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카드를 받을 형편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기보다 작은 종로구 ‘삼청테니스장’에서는 신용카드를 받는다. 동대문구 ‘장평공원테니스장’에서도 신용카드는 무용지물이다. 성북구 ‘성북구민체육관’이나 강북구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용카드를 안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자치단체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해공골프연습장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강동구 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개장 이래 신용카드 수납을 거부한 적이 없다. 직원이 뭔가 잘못 알고 실수한 것”이라고 했다. 봉은테니스장의 현금결제 강요와 관련, 강남구 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전산망에 연결할 정도로 결제가 불편해 이용자들 스스로 카드 사용을 꺼리는 것”이라고 이해되지 않는 해명을 했다.

강남지역의 한 구청 관계자는 “우리 구에서 운영하는 모든 시설에서는 주민 편의를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이 내려져 있다.”면서 “일선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확인해 엄중 문책하고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용산문화체육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복지법인 용산상희원에 최근 신용카드를 도입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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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2006-0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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