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러진 ‘기러기 아빠’

또 쓰러진 ‘기러기 아빠’

나길회 기자
입력 2005-10-20 00:00
수정 200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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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아내와 함께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가 좁디좁은 원룸에서 숨진 지 5일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유학 비용을 대는 경제적 어려움과 수년간 혼자 지내는 외로움을 술로 달래다 병을 키워 숨진 것으로 보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건축설계사 A(52)씨가 서울 양재동 자신의 월셋방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 17일 오전 9시50분. 며칠째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되자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김모(51)씨가 경찰과 함께 집을 찾아가면서 A씨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12일부터 출근도 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15일에도 찾아왔지만 인기척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고 말했다. 당시 원룸에는 외부 침입흔적이 전혀 없고 TV가 켜져 있었으며 다 마신 맥주캔 하나와 반쯤 마시다만 캔이 A씨 곁을 지키고 있었다.

A씨는 6년 전 부인과 딸(20)·아들(18)을 미국에 보내고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설계사 사무소를 차렸지만 4년전 경제적인 문제로 문을 닫았다. 지인의 배려로 한 중소기업의 건축사업부 한 구석에 책상 한개를 들여놓고 설계일 대신 설계감리일을 시작했다.

경찰은 일단 A씨가 지병인 고혈압 등으로 인한 뇌출혈로 12일쯤 숨진 것으로 보고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10-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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