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처불명’ 삼성 500억채권 수사

‘용처불명’ 삼성 500억채권 수사

박경호 기자
입력 2005-08-12 00:00
수정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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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1일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800억원의 채권을 매입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 삼성증권 직원 2명 중 한 명인 최모씨가 지난 5월 입국한 뒤 잠적해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9월 또 다른 주요 참고인인 김모씨의 소재를 파악했음에도 1년이 다 돼가는 이달 초에야 소환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를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성채권의 용처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검찰은 최씨가 귀국한 다음날인 5월21일 출국금지조치했으며, 네 차례 수사관을 주소지에 보내는 등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삼성이 2000∼2002년 구입한 채권 800여억원 가운데 302억원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간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검찰은 나머지 500여억원의 사용처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채권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개인재산이라는 삼성측 주장을 뒤집지 못했고, 채권을 매입할 때 실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되던 전 직원 김씨와 최씨가 본격적인 수사를 앞둔 2003년 5월과 2004년 1월 각각 출국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500억원대 채권 부분에 대해서는 내사 중지, 김씨와 최씨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하고 입국시 통보조치를 취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씨가 삼성 채권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월 출국한 데다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이 특별사면된 뒤 일주일 후 귀국했다는 점에서 최씨가 삼성과 교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를 상대로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500억원의 행방을 조사한 뒤 다른 인사들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08-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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