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생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키우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재미교포 하버드대 학생으로 ‘하버드vs 서울대’라는 책을 써 화제가 됐던 장미정(21·여)씨가 최근의 ‘서울대 입시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방학을 맞아 지난 18일 한국을 찾은 장씨는 미국에서 받아 온 교육과 지난해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본고사·고교등급제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솔직담백한 얘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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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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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정씨
그는 일개 대학의 학생 선발에 대통령까지 발언을 하는 것,‘최고의 학생을 솎아내 키우겠다.’는 서울대의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머리만 놓고 본다면 서울대 학생들이 하버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똑똑한 학생들뿐인데, 정작 학교가 그 잠재력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
장씨는 서울대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동안 ‘질리도록’ 놀았다고 소개했다.“숙제나 시험의 수준, 읽어야 하는 책의 양이 하버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많으면 노는 것이 당연한데, 학교가 학생을 놀게 하는 거죠. 저도 그랬는걸요.”
‘리포트’를 베껴내는 것은 물론, 그 내용이 너무 쉬운 것도 놀라웠다고 한다. 장씨는 “보통 교수가 내주는 주제에 대해 단지 정보를 모아 정리하는 수준인데, 미국에서는 이런 것은 초등학교 때 쓰고 안 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고교 과정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인 ‘논리적 글쓰기’가 대학 입학시험에만 도입되는 것에 의문을 나타냈다.“미국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텍스트를 읽고 나름의 논제를 잡아 증거를 찾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거든요. 지금 대학들이 보는 ‘논술’이 그런 종류인 것 같은데, 학교에서 안 가르치는 것을 대입 시험만 그렇게 보는 것이 가능한가요.”
장씨는 “서울대가 최고 학생을 뽑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러면 ‘키워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재수강을 없애고 과제만 철저히 내도 서울대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학생을 최고로 키우는 데 먼저 신경을 쓰고, 어떤 학생이 서울대가 키우고자 하는 방식에 맞는지 좀 더 명확해지면 그때 가서 방식을 개발해도 늦지 않다는 것.
그는 “한국 같은 학벌 사회에서 나라도 서울대에 미칠 만할 것 같다.”면서 “대학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4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토머스제퍼슨 과학고를 졸업하고 현재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5-07-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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