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산의 변화상과 동·식물들의 서식실태 등을 살핀 현장 조사기록이 발간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해마다 전국의 자연환경 실태를 조사해 왔는데, 지난해의 생태계 조사결과를 담은 ‘2004년 전국자연환경 조사보고서’를 12일 펴냈다. 하늘다람쥐를 비롯한 멸종위기 42종과 한반도에서 새롭게 발견된 13종의 미기록종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일부 종의 경우 갈수록 거세지는 개발바람에 밀려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절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울한 진단도 함께 내려졌다.
●멸종위기·희귀종 서식 실태
한층 거센 개발바람으로 한반도의 멸종위기종들은 ‘바 한층 거센 개발바람으로 한반도의 멸종위기종들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야행성 동물에 걸맞는 큼지막한 눈망울의 하늘다람쥐와 뒷머리에 우아한 장식깃을 단 노랑부리백로,산작약 그리고 메기목(目)의 꼬치동자개(왼쪽부터)가 이번 조사에서 발견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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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거센 개발바람으로 한반도의 멸종위기종들은 ‘바
한층 거센 개발바람으로 한반도의 멸종위기종들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야행성 동물에 걸맞는 큼지막한 눈망울의 하늘다람쥐와 뒷머리에 우아한 장식깃을 단 노랑부리백로,산작약 그리고 메기목(目)의 꼬치동자개(왼쪽부터)가 이번 조사에서 발견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제공
이번 조사는 전국 206개 권역 중 36개 권역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춘천·홍천, 경주·울산, 합천·의령 등 6개 권역의 경우 멸종위기종과 희귀종들이 여럿 발견돼 “자연생태계가 특히 우수한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춘천·홍천 권역의 바위산·금확산·검봉 등 일대에선 수달과 산양,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 8종이 관찰됐다. 앞·뒷다리 사이의 날개막을 이용해 공중을 날아다니는 하늘다람쥐는 1997∼2003년까지 7년동안 고작 28마리만 눈에 띄었는데, 이번 조사에선 2마리가 관찰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서인순 박사는 “둘레가 30㎝ 이상인 오래된 나무의 구멍 등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산불이나 고사목의 제거 등은 하늘다람쥐의 존속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식물 중에선 산작약과 개느삼 군락이 발견됐는데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능선 부근에 있어 멸종을 막기 위한 특별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울산 권역은 치술령·천마산·국수봉·대곡천 일대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구렁이와 담비, 삵, 남생이, 솔개 등 8종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특히 울산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대곡천 일대의 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귀중한 자연유산이 적절한 보존대책 없이 방치된 실상도 드러났다. 연구원은 “대곡천에는 수천만년전 한반도에 서식했던 공룡 발자국 화석 수십개가 있지만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어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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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합천·의령 권역의 옥녀봉과 허초산 등에선 얼룩새코미꾸리와 맹꽁이, 개구리매, 삼광조 등 11종이,영동 권역(백하산·백마산, 초강천 등)은 감돌고기 등 5종,안성·음성 권역의 무제산·덕성산 등지에선 가창오리, 미호종개, 참매 등 6종의 멸종위기종이 각각 발견됐다.
거제도·추자군도 권역에선 서식이 처음 확인된 미기록 13종이 관찰돼 “국제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인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중”(서인순 박사)이다. 모두 무척추동물로, 산호류와 꽃갯지렁이·세이마뿔딱총새우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화도(추자군도)에선 희귀종인 연화바위솔이 발견돼 제주도와 울릉도에 이어 우리나라 자생종의 새로운 서식지로 추가됐다. 이들 6개 권역은 앞으로 개발제한 지역으로 지정될 공산이 크다.
●개구리·뱀은 줄고 들고양이는 증가
이번 조사를 통해 양서·파충류의 종 존속 여부와 들고양이·들개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크게 우려됐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개구리와 뱀 등 양서·파충류의 경우 과거보다 개체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눈에 띄는 빈도가 현격히 줄어든 상태”라면서 “도로건설 등으로 인한 서식처 파괴와 농약살포에 따른 산란지 오염 등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울산·경주권역에선 “무자치가 조사대상지 전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돼 보호대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와 반대로 들고양이는 전체 조사대상 권역에서 빠짐없이 발견되는 등 왕성한 번식력을 보였다. 조사단은 “1970년대부터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들이 야생으로 점차 흘러들어왔는데 방치할 경우 생태계에 큰 혼란이 불가피해 억제 방안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래도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부 홈페이지(www.me.go.kr)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정부와 민간의 각종 개발계획에 대응하는 환경보전 정책의 기본자료로 쓰이게 된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멸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고래의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작업에도 본격 착수하는 등 보호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관계자는 “한반도 연·근해에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 등 35종의 서식 실태를 해양수산부와 공동조사한 뒤 멸종위기종 지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등으로 한반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멸종위기종은 모두 221종(동물 156종, 식물 65종)이 지정돼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2005-06-1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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