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지가 아이들 미래…” 지율스님 단식중단

”그 영지가 아이들 미래…” 지율스님 단식중단

입력 2005-02-04 00:00
수정 2005-02-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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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천성산 터널공사를 반대하며 100일째 단식을 해 온 지율(48) 스님이 3일 단식을 풀었다.

이강진 국무총리 공보수석은 이날 밤 “정부는 3일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지율 스님측과 최종 협상을 벌인 결과, 3개월 동안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벌이되 정부는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지율 스님은 단식을 중단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율 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아 3일 저녁 서…
지율 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아 3일 저녁 서… 지율 스님 단식 100일째를 맞아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에서 `지율스님 살리기' 촛불집회를 하고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이에 따라 지율 스님은 이날 밤 10시40분쯤 단식을 풀고 정토회관에서 요양에 들어갔다. 또 공동조사단의 조사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사를 진행하되 정부와 지율 스님측이 인선한 공동조사단이 3개월간 환경영향공동조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동안 지율 스님이 요구해 왔던 ‘3개월간 터널 발파공사 중단’이 수용되지는 않았지만 공동조사단의 요청에 따라 필요시 부분적인 공사의 중단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공보수석은 “정부는 공동조사단의 활동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일시적으로 발파를 중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 실제로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사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공보수석은 종합청사 10층에서 기자…
총리실 공보수석은 종합청사 10층에서 기자… 총리실 공보수석은 종합청사 10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율 스님이 정부가 제의한 토목공사 중단 및 환경영향평가 재조사 중재안을 받아들여 단식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고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또 “정부는 3개월간의 환경영향 공동조사기간 동안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면서 “지율 스님측과 정부측의 공동조사단이 구성되면 정부로서는 조사단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것을 정부와 지율 스님측이 동의했다.”면서 “공동조사단의 결과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더라도 관습적으로는 구속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정부측 인사 7명과 지율 스님 등이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 7명 등 14명으로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남영주 국무총리 민정수석이 밝혔다.

3일 정토회에서 천성산 협상 타결 기자회견…
3일 정토회에서 천성산 협상 타결 기자회견… 3일 정토회에서 천성산 협상 타결 기자회견을 보며 기뻐하는 시민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서초구 정토회관의 법륜 스님은 “지율 스님이 정부와 국회, 종교 지도자, 국민의 여망을 받아들여 단식을 끝내고 건강을 회복하기로 했다.”면서 “한국 사회에 많은 갈등이 있어왔는데 이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화해와 희망이 꽃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 이효용기자 jade@seoul.co.kr

“그 영지가 아이들의 미래가 되길…”

지율 스님은 정부와 합의를 한 3일 밤 ‘단식을 풀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써 공개했다. 다음은 편지의 전문이다.

힘겨운 시간에 함께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모든 생명과 우리들이 둘이 아니라는 데서 천성산 이야기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대립되는 듯 보이는 정책과 저희들이 동화처럼 쓰는 도롱뇽의 이야기가 둘이 아니라는 데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이제 마른 땅에 심어진 생명의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그 영지가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함께하여 주신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습니다.

2005년 2월3일 지율 합장
2005-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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