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도는 사람 제일 미워요”

“반대로 도는 사람 제일 미워요”

입력 2005-01-28 00:00
수정 2005-01-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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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제 말을 잘 들어주시는데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아요. 어떤 경우에는 때려주고 싶기도 하다니까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 ‘꼬마 안전요원’이 등장했다.

평택서 1시간 거리 매일 출근

경기도 평택에 사는 임건호(9·합정초2)군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하고 있는 스케이트장의 ‘마스코트’다. 스케이트 타는 재미에 빠져 평택에서 서울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요새는 목에 ‘안내’라고 쓴 표찰과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안전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해진 회전 방향대로 돌아야 하고요. 경계선을 표시하는 ‘고깔’을 쓰러뜨리면 안돼요. 특히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면서 너무 심한 장난을 치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안내’표찰을 달고 안전요원으로 활동한 것은 1주일밖에 안됐지만 건호는 벌써 베테랑이 다 됐다.

건호가 스케이트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눈에 든 것은 이달 초쯤이다.

넘어진 고깔 세우다가 발탁

간호사 조성숙(30·여)씨는 “건호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다 보니 얼굴을 기억하게 됐다.”면서 “건호는 ‘안내’표찰을 달기 전에도 스스로 넘어진 고깔을 세워놓거나 회전방향 반대로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에게 충고하기도 하는 등 기특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건호는 붙임성도 좋아 스케이트장 관리 직원들 사이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그러다 한 직원의 제의로 ‘꼬마 안전요원’으로 채용(?)되는 영광을 안았다. 건호는 정식 안전요원은 아니지만 공짜로 스케이트를 타고, 점심 밥을 얻어먹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2005-01-2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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