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사기 한국판 ‘스팅’

카지노 사기 한국판 ‘스팅’

입력 2005-01-11 00:00
수정 2005-01-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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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빌려 공범인 딜러와 가짜 손님, 가짜 종업원을 동원해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조직폭력사범전담 서울지역 검·경 합동수사부는 10일 폭력조직 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정모(54)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모(39)씨 등 2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공범들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8∼9월 강원랜드에서 경기도 중소도시의 재력가로 알려진 안모(48)씨를 만났다. 과거를 숨기고 안씨에게 접근, 호감을 산 정씨는 어느 날 안씨와 제주도로 골프여행을 갔다. 그것은 안씨의 주머니를 노린 사기 도박극의 서막이었다. 종일 제주도에서 골프를 친 안씨 일행은 정씨의 안내로 A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향했다.

그곳에서 정씨 등과 일명 ‘바카라’도박을 한 안씨는 단 3시간 만에 1억 1000만원을 잃었다. 도박이 끝나자 정씨는 ‘사업가’에서 ‘행동대장’으로 돌변했고 협박에 못이긴 안씨는 다음날 1억원을 건넸다. 안씨가 돈을 건네던 날 미술관을 운영하던 김모(49)씨가 당한 피해는 훨씬 더 컸다. 김씨가 정씨 일당의 덫에 걸려 불과 5시간 만에 빼앗긴 돈은 9억원. 현금으로 1억원을 뜯긴 김씨는 남은 도박빚 8억원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렸다.

정씨는 단시간에 거액을 빼앗으려고 딜러뿐 아니라 다른 손님들까지 모두 한패로 가담시키는 기발한 사기극을 꾸몄다. 카지노 게임 테이블 한대를 통째로 빌렸고 공범들에게 정식 종업원 복장을 빌려 입혔다. 도박판에서 분위기를 잡던 다른 손님들도 정씨에게 고용된 ‘바지’들이었다. 게다가 딜러 역을 한 이씨는 이른바 ‘탄’(순서가 사전 조작된 카드)을 사용해 피해자가 거는 쪽이 지도록 조작했다.

합수부는 6000만원을 받고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카지노의 시설을 이들에게 이틀간 불법임대한 A호텔 카지노 대표 김모(41)씨 등을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문화관광부에 위법 사실을 통보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0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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