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경만 못하다?’ 지하철 광고 논란

‘서울, 북경만 못하다?’ 지하철 광고 논란

입력 2004-07-30 00:00
수정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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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이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서울의 삶의 질이 세계 30대 도시 중 최하위’라는 광고를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에 부착,물의를 빚고 있다.정부는 서울시가 게재된 광고를 철거할 경우 서울시의 ‘잘못된 행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자칫하면 전면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을 폄훼하는 내용의 광고가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안에 부착되자,서울시가 발끈하고 나섰다.광고는 국정홍보처 등 정부 3개 부처 공동명의로 돼 있다.
서울을 폄훼하는 내용의 광고가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안에 부착되자,서울시가 발끈하고 나섰다.광고는 국정홍보처 등 정부 3개 부처 공동명의로 돼 있다.


서울시, 철도청구간도 철거요구

‘서울,북경보다 못하다?’‘서울,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는 문구의 광고가 수도권 지하철에 게재된 사실이 확인되자 서울시가 발끈했다.

서울시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국정홍보처 등 정부 3개 부처 공동명의로 돼 있는 ‘서울 폄훼’지하철 광고를 28일 발견해 즉각 시정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 광고는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철도청의 광고대행사가 수주한 것이며 모두 4048건을 새달 31일까지 지하철에 게재하도록 계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시는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운영구간 광고에 대해서는 ‘시의 이익에 반하는 광고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계약 조항을 들어 게재된 광고를 모두 철거하고 광고대행사와의 계약을 파기토록 지시했다.단, 철도청 운영구간 광고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철거를 요구할 방침이다.

광고를 보면 올해 S경제연구소에서 조사한 ‘글로벌 100대 기업 동북아지역 본부 수’를 근거로 서울은 1곳에 불과한 반면 베이징은 5곳이라며 서울이 베이징에 뒤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멕시코시티와의 비교 광고에서는 지난 1997년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세계도시 경쟁력 비교’ 결과 멕시코시티가 18위를 차지한 데 비해 서울은 30위에 머물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러서지 않는 정부와 서울시

광고물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서울과 베이징·멕시코시티 거리를 대비하는 내용의 삽화도 담고 있다.

삽화는 톈안먼 앞 광장을 자전거를 타고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중국인을 남루한 옷차림에 괴나리봇짐을 멘 선비가 주눅 든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또 다른 삽화는 비좁은 수도권에 갇힌 서울시민들과 넓은 사막을 나귀를 타고 기타를 치면서 가는 멕시코인을 대비시켰다.

국정홍보처 등 정부 3개 부처는 이 광고에서 “신행정수도건설이 완성되면 서울·수도권은 경제중심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박명현 대변인은 “수도권 과밀 억제와 지역균형발전이 수도이전의 당위성이 된다 하더라도 이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을 폄훼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광고문구 뒤에 붙은 물음표가 반어법을 의미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 “서울시가 공연한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또 “이번 광고가 불발될 경우 시가 그동안 보인 불합리한 행태들을 언론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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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2004-07-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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