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獸刑’생활 국가 배상

‘獸刑’생활 국가 배상

입력 2004-06-04 00:00
수정 2004-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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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일 동안 금속·가죽 수갑에 묶인 채 생활한 교도소 수감자에게 국가가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도 비슷한 소송을 낸 상황이라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정재우 판사는 3일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탈주를 시도한 정모(41)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의 신체 자유와 인간 존엄성을 침해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씨는 지난 99년 11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된 뒤 특수강도 혐의가 추가됐다.그는 2000년 2월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중 공범 2명과 미리 준비한 흉기로 교도관을 찌르고 탈주했다가 2주일만에 검거됐다.

광주교도소에 재수감된 이후 정씨는 금속 수갑 2개와 가죽 수갑 1개에 묶인 채 0.8평 징벌방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당시 그는 발가락 골절과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었다.이듬해 4월 목포교도소로 이감된 그는 466일만인 그해 6월18일 비로소 수갑에서 풀려났다.

정씨는 처음 26일 동안 단 한차례도 수갑을 벗지 못했고,이후 1주일에 30분∼2시간 정도 탄원서나 소송서류 작성,목욕·세탁 등을 위해 수갑에서 풀려났을 뿐이다.그 외에는 팔목부터 팔꿈치까지 가죽띠로 감아 허리에 고정시키고,양 손목에 다시 쇠고랑을 묶는 상태로 생활했다.

2001년 정씨는 헌법재판소에 ‘금속·가죽 수갑의 무리한 사용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지난해 12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금속·가죽 수갑은 필요에 따라 최소한도로 사용돼야 한다.”면서 “광주·목포교도소장 등이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에 국가는 원고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전국 교정시설이 규정 밖의 가죽 수갑 사용을 금지토록 법무부에 권고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2004-06-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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