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별 판결문 분석

항목별 판결문 분석

정은주 기자 기자
입력 2004-05-15 00:00
수정 2004-05-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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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선고 의미는 ‘근신이나 정학 수준에는 해당될 수 있지만 퇴학까지는 못미친다.’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대통령의 법 위반 행위가 파면을 결정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더욱이 “탄핵 결정에 필요한 재판관 수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러나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재는 어떤 이유에서든 탄핵의 빌미를 제공한 노 대통령에 대해 경고도 잊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중립 어겼지만 사전선거운동 아니다

선거법 위반은 이미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내려져 있던 만큼 사실관계가 명확했던 사안이었다.

헌재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탄핵사유로 충분한지,충분하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둘러싸고 쟁점이 됐다.실제 헌재는 노 대통령의 ‘중립성 위반 여부’와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재판부는 지난 2월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의 기자회견과 같은 달 24일 방송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나온 노 대통령의 여당 지지발언이 공무원선거법 제9조에 규정된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에 위반됐다고 판단했다.선거중립 의무를 가진 공무원에 대통령 등 정치적 공무원도 포함된다고 볼 때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시켰다는 결정이다.

반면 각종 기자회견장에서 노 대통령이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내용의 발언은 고의적이지 않았고 총선후보 결정 전의 일인 만큼 적극적인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중앙선관위의 대통령 선거법 위반 결정과 관련,청와대측에서 유감을 표명하면서 현행 선거법을 ‘관권선거시대의 유물’로 지칭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다.특히 헌재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과 관련,대통령의 신임 여부는 선거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며 위헌 해석을 내렸다.

측근비리,‘관여’ 입증되지 않아

측근비리는 대통령 취임 후 발생한 비리로 제한했다.

때문에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4명만 판단 대상이 됐다.

헌재는 “취임 전 사유는 대통령의 직무집행과 무관한 데다 노 대통령이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탄핵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결정을 내렸다.사실상의 기각 결정인 셈이다.

경제파탄,판단대상 아니다

헌재는 대통령의 성실한 직무수행이 헌법적 의무이지만 규범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해석했다.이에 따라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으로 경제파탄을 초래해 국정혼란을 가져왔다.’는 소추위원측의 사유 자체가 소추 대상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탄핵의결 과정’ 정당했다

헌재는 국회가 소추사유를 충분히 조사할지 여부는 재량적인 문제로 보고 위법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 노 대통령측의 “탄핵의결 과정은 피청구인의 의견 진술 기회가 없었으므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 명문화된 관련규정이 없는 데다 탄핵소추는 국회와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 사이의 문제라는 점에서 적법절차 원칙을 위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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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4-05-1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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