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모란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을 빌미로 주민들이 사용해야 할 도시계획상 공익시설부지를 축소해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에 1000억원대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터미널 부지를 임의로 축소한 상태에서 공무원을 투입해 계약을 강요하고,축소 사실을 은폐한 허위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성남시 모란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하는 분당 야탑동 테마폴리스.이 건물의 사업시행자인 한국부동산신탁과 성남시가 결탁,지하 3·4층 1만 2000평을 버스터미널이 아닌 유통시설로 용도를 바꾸려고 해 말썽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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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모란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하는 분당 야탑동 테마폴리스.이 건물의 사업시행자인 한국부동산신탁과 성남시가 결탁,지하 3·4층 1만 2000평을 버스터미널이 아닌 유통시설로 용도를 바꾸려고 해 말썽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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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성남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이전문제로 마찰을 빚던 성남동 모란터미널이 오는 5월1일까지 야탑동 분당종합터미널(테마폴리스)로 이전하기로 최종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성남시는 테마폴리스 건물주인 한부신(파산법인)과 모란터미널 운영자인 ㈜성일이 지난 15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전에 합의했으며,이전할 곳은 테마폴리스 건물 지상 1층과 지하 1층,그리고 박차장(버스 주차·대기시설)인 지하 3·4층을 포함해 모두 3만 2000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표와는 달리 이들 두 회사의 임대차계약서에는 터미널 박차장으로 용도가 지정된 지하 3·4층이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두 회사의 합의계약에도 성남시 공무원이 직접 관여해 모란터미널측에 한부신과 사전에 작성된 계약서에 날인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계약장소에는 성남시 교통행정과 행정팀장과 모란터미널 관계자만 참석했다.성남시는 임대차계약 체결 2주일 전인 지난 2일 모란터미널측에 이전에 불응할 경우 여객자동차 터미널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이전명령서를 보내 임대차 계약을 간접적으로 강요한 뒤,곧바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 이전명령서도 근거가 희박하다.터미널의 최초 허가조건 등을 명시한 일반 조항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8조(터미널은 위치가 여객의 이용에 편리하고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가 용이할 것…)를 근거로 이전명령서를 발부,부당한 행정조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같은 이전명령은 한부신이 박차장을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태에서,이전에 관련된 하자가 테마폴리스측에 있음에도 엉뚱하게 모란터미널측에 내려진 것이다.실제로 한부신은 테마폴리스의 지하 3·4층 박차장 가운데 공유면적을 제외한 1만 1000평을 상가로 분양해 예상분양금으로 1140억여원을 책정해 용도변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이 때문에 주민들이 사용해야 할 편익시설 공간을 팔아 사인(私人)간 부채탕감에 충당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전계획 추진 과정에서도 불합리한 점들이 속속 드러나 성남시와 한부신과의 결탁을 뒷받침하고 있다.한부신은 모란터미널을 테마폴리스로 옮기는 것을 서두르기 위해 2000년 4월 성남시에 2억 2000만원을 공탁했다.성남시는 이 돈으로 이전에 따른 경제성 검토를 해달라며 한국산업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줬다.용역결과는 ‘이전 절대불가’로 나왔으며,성남시는 이를 숨기고 이전을 강행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2004-03-2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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