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가 기회”… 총선민원 봇물

“이때가 기회”… 총선민원 봇물

황경근 기자
입력 2008-03-26 00:00
수정 200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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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허용해라.’,‘군부대 이전해라.’

18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지역 숙원사업과 고질 민원 해결을 촉구하는 집단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총선을 기회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을 공론화하는가 하면 유권자들은 표를 무기로 민원 해결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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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주민, 표 무기로 후보 압박

25일 전국의 지자체들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도입을 추진 중인 제주도는 최근 정부에 카지노 허가권 이양을 요구하는 등 카지노 문제에 불을 지폈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카지노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부와 유력 후보들의 반응을 살피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도관광협회와 시민단체인 제주사랑실천연대 등도 가세,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압박하는 등 내국인 카지노 도입 문제가 제주지역 총선 최대 민원으로 등장했다.

대구와 광주에서는 도심에 위치한 군부대 이전 민원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대구 동구와 북구 주민들은 대구 K2 공군기지 이전을 총선 공약에 채택할 것을 한나라당 등에 요구하고 나섰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구시 면적의 12%가 군사시설이고 K2 기지는 소음이 심각해 50만명이 피해를 본다.”면서 “서울, 부산, 의정부의 군사시설은 다 옮기는데 대구만 안 옮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해 동구와 북구 후보들은 너도나도 ‘해결사’를 자처하며 군부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도청 이전·방음벽 설치 등 다양

광주 광산구 주민들도 공군 비행장 이전이라는 집단 민원을 내놓았다.

김모(57·광산구 도호동)씨는 “전투기 소음으로 가축 산란율이 낮아지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어왔다.”며 “차기 국회가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에서는 도청 이전과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도청 유치전에 나선 시·군지역 주민들은 이를 후보들의 공약에 적극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주시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도청 유치라는 주민들의 민원을 수렴, 도청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경북 북부지역행정협의회 등은 도청 이전 문제에 총선 후보 등 정치권 개입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부산 기장지역 주민들은 부산∼울산 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방음벽 설치 등 소음 대책을, 동구지역 주민들은 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주택법 개정 요구와 불법 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녀 취업 생떼도

일자리를 구해달라는 억지 민원도 쏟아져 후보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전남 모 지역구 의원의 보좌관은 “유권자들이 막무가내로 대학 졸업한 자식을 취업시켜 달라고 요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이용호 교수(법학과)는 “총선이라는 정치행사를 통해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표를 무기로 억지 민원을 제기하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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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2008-03-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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