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 지자체 단체장 바뀌자 좌초… “인접지 발전전략 함께해야”

‘부울경 메가시티’ 지자체 단체장 바뀌자 좌초… “인접지 발전전략 함께해야”

이창언 기자
이창언 기자
입력 2023-11-06 01:01
수정 2023-11-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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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사례로 본 메가시티 논쟁

긴 시간 거쳐 작년 특별연합 출범
반대 측 당선 후 8개월 만에 무산
효과 증명 못하면 정쟁에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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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부산시청에서 만나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한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추진 등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2021.4.16 서울신문DB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부산시청에서 만나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한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추진 등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2021.4.16 서울신문DB
서울에 경기 김포시를 편입해 ‘메가 서울’로 만들자는 국민의힘 구상에 메가시티 논쟁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출범 8개월 만에 좌초된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긴 시간 공론화를 거쳐 출범했지만 공식 업무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무산된 부울경 메가시티 상황에서 보듯 치밀하고 진중하지 못한 메가시티 구상은 갈등·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정책에서 비롯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구체화됐다. 부산과 울산, 경남 창원·진주를 4개 거점 도시로 삼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나의 공동체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었다.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에 도움이 될 새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기대됐다.

문재인 정부의 지원 속에서 민선 7기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이 의기투합해 본격화했다. 800만명(부산 330만·울산 110만·경남 325만명)에 달하는 부울경 인구를 2040년까지 1000만명까지 늘리고 275조원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491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었다.

2021년 1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별지자체 도입이 제도화됐고, 그해 7월 합동추진단이 꾸려졌다. 지난해 1월에는 ‘부울경 특별연합’으로 특별지자체 명칭을 확정했고, 4월에는 행정안전부가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승인하면서 공식 출범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도로·철도, 기업 유치 등 7개 분야 61개 사무를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청사 위치나 의회 구성, 초대 단체장은 올 1월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사업이 좌초의 길로 들어섰다. 신임 단체장 취임 후 울산과 경남은 “부울경 특별연합은 ‘옥상옥’으로 재정경비만 지출될 뿐”이라는 입장으로 급선회했고 이후 경남도의회, 울산시의회에 이어 올해 2월 부산시의회가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 폐지안’을 의결하면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부울경 특별연합의 좌초는 ‘메가시티 구상’의 취약점을 잘 드러낸다. 긴 논의를 거쳤음에도 정치적 결단에 따라 언제든 무산될 수 있고, 명확한 시너지 효과를 제시하고 증명하지 못한다면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해 정쟁에 쉽게 휩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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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가시티 구상은 ‘선언적 수준’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지역사회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공감과 협력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시급한 사업이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메가시티 전략을 추진하려면 거점 도시뿐 아니라 이와 인접한 지역이 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발전전략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11-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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