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자 잡으려 여성징병?…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돼”

“이남자 잡으려 여성징병?…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돼”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21-05-11 22:32
수정 2021-05-1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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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의 고언

“20대女 15.1% 여성주의 표방 정당 찍어
이념 대결보다 권위 향상 목소리 주목해야
여성주의 탓 20대男 등 돌렸다는 與 분석
페미니즘 몰이해, 젠더 갈등 해소 어려워
조직문화 개선·여성할당제 도입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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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20대 젠더 갈등보다 20대 여성의 15.1%가 여성주의 등을 표방한 소수정당 후보에 표를 던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 MZ세대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7 재보궐선거 이후 20대 남성의 72.5%가 여당에서 보수 야당 지지로 돌아선 것에 대해 관심이 쏠렸지만 더 중요한 것은 20대 여성들이 여야 이념 대결을 넘어 여성 권위 향상을 지향하는 후보에 표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몇 년 전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 등을 체험하며 자신의 주장을 솔직히 표방하는 젊은 여성들이 정치권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대 여당과 야당 등이 아닌 기타 정당 후보 지지율을 보면 전 연령과 성별 중 20대 여성이 가장 높았다. 30여년 동안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 활동해 온 김 소장은 현재 국회의장 산하 성평등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김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녀의 투표 행태가 다르게 나타난 데 대해 “20대 남성이 20대 여성과는 달리 여당에 등을 돌린 것은 민주당이 여성주의에 올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것은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며 “소외되고 배제된 여성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등장하면서 젠더 갈등이든 안티페미니즘 논쟁이든 여성과 남성을 대결구도로 놓고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행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와 관련해 20대의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권에서 제기되는 여성징병제나 남성의 군 가산제 재도입 등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2030 여성들의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 조직문화와 사회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2030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국회의원 지역구 여성할당제 의무화와 지방자치단체장 여성 할당제 도입을 꼽았다. 그는 “국회 및 지방의회 비례대표 50% 여성 할당을 넘어 앞으로 지역구 의원 30% 여성 할당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서 여성 할당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기성 정치권에서 하나의 정치적 세력임을 간과하고 무시했던 2030 여성들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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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2021-05-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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