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폐쇄 반복되는데… 국민의힘, 비대면 표결 왜 주저하나

국회 폐쇄 반복되는데… 국민의힘, 비대면 표결 왜 주저하나

이하영 기자
입력 2020-09-08 22:32
수정 2020-09-0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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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 열세에 거여 독주 ‘트라우마’
비대면 표결 땐 반론권 축소 우려
윤희숙처럼 현장에서 반격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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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올해만 네 번째 ‘셧다운’을 경험한 국회는 의정 마비 우려가 현실화되자 비대면 회의·표결 등 ‘원격 국회’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색하고 나섰으나 국민의힘은 고민에 빠졌다. 원격 표결을 허용하면 176석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가 재현될 경우 야당이 대항할 방법이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는 상임위원회 비대면 회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입찰을 거쳐 시스템 구축을 맡을 업체 선정도 끝났다. 국회는 당초 10월 국정감사 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국회 폐쇄가 잇따르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도입으로 방침을 바꿨다.

국회 사무처는 원격출석·표결 등 비대면 안건 처리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초안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의 의지가 크다. 법안 마련도 박 의장이 직접 사무처에 지시했다고 한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최근 국회에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화상회의에는 동의하지만 비대면 표결 도입에는 주저하는 모양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각국 의회에서도 다 원격으로 하지는 않고 어느 경우든 상당 부분 출석을 전제하고 있다”면서 “표결 문제는 심도 있게 논의해 봐야 한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앞서 거여 독주를 경험하며 협치 기대감보다 불신이 더 큰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대면 표결 시 반론권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 최근 야당의 반격은 대부분 현장에서 이뤄졌다. 큰 반향을 일으킨 초선 윤희숙 의원의 반대토론이나 주호영 원내대표의 분노에 찬 연설, 이를 경청하는 여당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 등은 야당의 여론전 동력이 됐다.

이에 비대면 표결 도입 논의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 원내대표도 최근 “화상으로 표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여당이 숫자로 밀어붙이는 데 고속도로를 깔아 주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아무 문제의식 없이 (국회의장이) 던져서 굉장히 분개했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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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09-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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