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최초로 깜짝 통과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미 하원 최초로 깜짝 통과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9-07-13 08:00
수정 2019-07-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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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미국 하원 전체회의에서 최초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가 통과됐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해 ‘국방수권법 수정안’(NDAA amendment 217)으로 제출된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 조항이 이날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다루는 하원 전체회의 구두 표결에서 가결된 것이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외교적 방식으로 대북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전쟁의 공식 종식을 추구하자는 결의를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 카나 의원은 표결에 앞서 제안 취지를 설명하며 “초당적인 노력으로 북한과의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찾을 때가 왔다”며 외교적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결의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69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교적 노력을 추구하도록 했다.

‘한국전 종식 촉구 결의’ 조항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9년 만에 미 연방 의회에서 정전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내자는 결의가 최초로 동과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성과를 가져온 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노력이 컸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연합뉴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연합뉴스
이 의원은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야에 북한과의 대화 회의론을 전환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국이라는 곳은 결국 의회가 만들어가는 국가다. 의회가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최소한의 틀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평화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의 조항이 구상된 건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2018 국제 평화포럼’에서 한국 측에서는 이 의원과 함께 홍익표 의원 등이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를 눈여겨봤던 미국 평화운동·여성운동 시민단체와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이 의원에게 연락했고 이후 이 의원 등이 올해 3월과 6월 미국을 찾아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로 카나 의원과 함께 결의 조항을 만들게 됐다.

이 의원은 “로 카나 의원의 지역구가 소위 말하는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구가 아니다. 그런데 전임이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이었고 혼다 의원을 꺾고 당선됐지만 한반도 평화 문제에는 입장을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결의 조항 작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결의 조항이 의회의 문턱을 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조금이라도 보여줘야 대화를 할 것처럼 하는 분위기가 강한 데다 미국 내 싱크탱크는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로 카나 의원을 비롯해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만난 데 이어 6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홍익표 의원 등과 함께 로 카나 의원과 브래드 셔먼 의원을 만나 결의 조항을 만들고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이 의원은 “문 특보가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이었던 셔먼 의원을 설득했던 게 결정적이었다”며 “셔먼 의원과 소신이 뚜렷한 의원인데 문 특보가 장시간 대화해 셔먼 의원을 설득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미국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전체회의 전날 밤까지 각자 지역구 의원들 찾아가 설득했다”며 “이 밖에도 우리 대사관에 국회입법관이 파견됐는데 그분도 계속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이번 결의 조항 의결은 시민단체, 학계, 의원 등 모두가 합작해 만들어진 성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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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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