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정철 “대선 잠룡들 잇단 만남은 정치적 개인 플레이 아니다”

[단독] 양정철 “대선 잠룡들 잇단 만남은 정치적 개인 플레이 아니다”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19-06-12 00:58
수정 2019-06-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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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 행보’ 입장 드러낸 민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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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왼쪽)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11일 부산시청에서 민주연구원과 부산연구원의 정책 협력 업무 협약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양정철(왼쪽)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11일 부산시청에서 민주연구원과 부산연구원의 정책 협력 업무 협약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취임 이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11일 부산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최근 행보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양 원장이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정책 협력 업무협약식을 가진 후 부산연구원으로 이동하는 길에서였다. 양 원장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대선주자급 광역자치단체장들을 잇따라 만난 데 대해 정치적 해석을 일축하면서 민주당의 시스템 내에서 결정된 일일 뿐 자신의 정치적 플레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야당의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지적에 대해서도 “총선 공약을 같이 만드는 게 아니다. 선거법 법리 검토도 이미 다 마쳤고, 그런 지적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지자체 싱크탱크와의 업무 협약 아이디어를 언제부터 구상했나.

“민주연구원장으로 출근하기 한 달 전인 4월 일본에 있을 때였다. 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고 돌아가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혼자 차분히 구상을 했는데, 여러 가지 구상 중 하나였다. 민주연구원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당의 싱크탱크는 싱크탱크라는 말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40명 인력에 박사급 연구원은 15명 정도다. 자유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수준으로는 집권 정당, 또 집권을 하겠다는 정당의 정책 역량 경쟁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정책 협력의 범위와 대상은.

“연구원 자체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방법은 하나다. 외부의 좋은 정책 역량을 갖고 있는 싱크탱크와 협력하는 것이다. 서로 도움을 주고 같이 연구하고,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했고, 우선적으로 각 지역의 싱크탱크와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지역 발전에 관한 정책은 해당 지자체의 싱크탱크가 가장 잘 아는 것 아닌가. 또 경제 분야는 주요 기업이나 경제단체의 싱크탱크가 가장 잘 안다. 지자체 연구원과의 협약 이후에는 경제 관련 단체와 협약식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 우리보다 역사가 길고 권위 있는 외국의 싱크탱크와도 함께할 예정이다.”

-정책 협약을 제안했을 때 자치단체장들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에 각 지자체에 요청을 드릴 때 일단 우리는 집권당인 만큼 정부 정책, 예산과 입법으로 반영되는 장점이 있으니 윈윈을 해보자고 설명드렸다. 하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처음이라 지자체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일단 시작은 하지만 다른 야당의 제안이 오면 그것도 기꺼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같이 드렸다.”

-민주당 내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

“이해찬 대표와 따로 의논도 했고, 최고위원회에도 보고가 돼서 진행이 된 것이다. 지도부에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다. 우리 당의 정책 역량을 보완하는 한편 우리 당이 정책 내실을 높이고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 줄 수 있다는 말씀도 드렸다. 아무리 민주연구원이 독립기관이라 해도 제가 하는 일이 당에 부담이 될 수도 있어 이 대표님과 최고위에 소상히 말씀드렸다. 민주당의 시스템 내에서 결정된 사안이지 나 개인의 정치적 플레이가 아니다.”

-야당에서 제기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은 예상했나.

“이미 선거법 관련 법리 검토를 다했다. 야당과 언론이 오해하는데, 우리는 함께 총선 공약을 만드는 게 아니다. 싱크탱크끼리 정책 협약을 하는 게 어떻게 선거법 저촉이 될 수 있나. 근거 없는 정치 공세다.”

-한국당의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 야당에서 공개적인 비판에 나왔는데.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를 질시하거나 견제할 것이 아니라 같이 하자는 것이다. 시작은 우리가 했으나 독점할 생각도 없다. 다른 당도 같이 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했으니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도 아니다. 모든 정당이 함께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정당 연구원장에게 제안해 봤나.

“그건 아니다. 알고 보니 국회의장 직속 출연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이 모든 정당의 싱크탱크를 아우르는 일을 하고 있고 이미 진행되는 프로젝트 흐름이 있어서 따로 연락을 안 드렸다. 취임 직후 찾아오신 박진 국회미래연구원장이 국회미래연구원이 5당 싱크탱크를 아우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길래 내가 반색하며 ‘그런데 이 좋은 일이 왜 추진이 되지 않으냐’고 했더니 야당 연구원의 반대로 지지부진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미 국회미래연구원 차원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으니, 제가 개별적으로 찾아뵈면 또 오지랖이나 결례가 될까 봐 주저하고 있었다. 국회미래연구원을 통해 5당 싱크탱크가 정책 협력을 한다면 모양새가 얼마나 좋겠나.

-박 서울시장과 이 경기지사, 김 경남지사 등 최근 만난 단체장들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다 보니 주목을 받았는데.

“이미 모든 지자체에 제안했고, 먼저 승낙해 주신 곳부터 차례로 찾고 있는 것뿐이다. 각 단체장님들은 행정을 하시면서도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이 정책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응해 주셨을 수도 있다. 피차 박 시장이든 이 지사든 정치적으로 오해 살 일은 없다.”

-내년 총선에서 싱크탱크가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

“정책은 각 당의 이견이 심한 게 있고, 이견 없이 대동소이한 것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총선 전 각 당 싱크탱크가 합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총선 전에 각 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은, 공감대를 이루는 정책을 싱크탱크들이 나서 협의한 다음 각 당 원내대표 또는 정책위의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해 미리 처리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는 각 당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뜻이 다른 정책을 갖고 경쟁해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받아보자. 다 같이 발상을 바꿔 보자는 뜻에서 제가 먼저 진도를 나간 것이다.”

부산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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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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