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총리, 블라인드 채용 간담회…“편견 없는 공정한 채용”

이총리, 블라인드 채용 간담회…“편견 없는 공정한 채용”

입력 2017-08-07 11:08
업데이트 2017-08-07 15: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코바코·예금보험공사·코레일 인사담당·신입사원 만나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상업고 나온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국가 최고지도자는 스펙 상관없이 뽑으면서 신입사원은 스펙을 보는 건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열린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관련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열린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관련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블라인드채용 관련 현장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상고 출신 역대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상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동지상고를 나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이 총리가 언급한 ‘상고 나온 두 분의 대통령’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블라인드채용을 도입한 코바코와 예금보험공사, 코레일의 신입사원 7명과 인사담당자 3명, 각 기관의 사장 또는 사장 직무대행,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블라인드채용은 채용과정에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출신지, 학력 등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이 총리는 “보수적인 사람들은 모든 혁신조치를 불안해하고 어설프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혁신 없이 사회가 앞으로 굴러갈 수 없다”며 “한국사회가 지금까지처럼 학벌 위주, 특정 지역 위주,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활력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 섞어가면서 해야 한국사회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대강도 비슷하다. 물이 섞이지 않고 흐르지 않으니 자꾸 고이게 되고, 녹조가 생긴다”며 “인재 채용도 섞어서 하지 않으면 4대강 같은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고용부에서 일자리 늘리기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활력을 위해서 (힘써 달라)”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공공기관장, 사장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신입이 처음 입사해서 1∼2년까지는 출신학교라든가 이런 게 약간은 보이는데, 그 기간이 지나면 출신학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얼마만큼 열정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블라인드채용은 우리 사회가 업무 중심으로 나아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리는 ‘블라인드채용’이란 용어가 ‘묻지 마 채용’, ‘깜깜이 채용’이라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정책당국이 좀 더 좋은 명칭을 붙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바코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채용 시 연령제한을 없애고, 면접에서 연령 자체를 비공개했으며 2015년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방식을 도입해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중심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곽성문 코바코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블라인드채용 결과 신입사원의 업무적응능력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직률은 떨어졌고, 수습기간은 12주에서 6주로 단축, 여성인재 50% 채용으로 양성평등도 실현했다”며 “지역인재가 골고루 채용됐고 참고로 S대(서울대) 출신은 한 명도 합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올 상반기부터 어학성적과 학점 등 직무와 무관한 서류평가를 폐지했다.

예금보험공사도 입사지원서에서 인적사항 및 어학성적 기입란을 삭제해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입사원들은 “나이, 학력에 대한 편견을 버리니 진짜 실력을 보일 기회를 얻었다. 더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보다 평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코바코 신입사원 양성은씨는 “비상경·문과여자는 취업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과와 성별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쌓을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며 “코바코는 블라인드채용을 통해 성별, 스펙이 아니라 이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로 평가받아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일 신입사원 김경술씨는 “사기업 준비를 몇 년 했는데 낮은 토익점수 때문에 필기, 면접까지 가지 못했다. 코레일은 서류전형이 완전히 폐지돼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그를 통한 실무역량을 채용과정에서 맘껏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보 신입사원 육창현씨도 “뒤늦게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다른 지원자보다 나이가 상당히 많아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다 생각했다”며 “예보는 면접관들이 평가대상자의 이름 등 인적사항을 전혀 소지하지 않고 평가에 임해 떨어져도 납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험을 전했다.

이 총리는 “취업 지원자 입장에서는 ‘공정하게 평가받는가’라는 신뢰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게 없다고 하면, 취업에 실패한 분들이 수용하기가 어렵다”며 “블라인드채용은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은 묻지 말고 대신 업무역량, 잠재력, 열정을 꼼꼼히 보자는 취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332개 공공기관 전체에 블라인드채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뒤 전면 시행에 들어갔고, 이달부터 149개 지방공기업에서 블라인드채용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