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야당된 한국당서 ‘역할론’이냐 ‘책임론’이냐

홍준표, 야당된 한국당서 ‘역할론’이냐 ‘책임론’이냐

입력 2017-05-10 13:52
수정 2017-05-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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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당서 이만큼도 다행”…아쉬움 속 ‘정치적 개인기’ 호평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여 만에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에서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대선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대권을 거머쥐지 못한 대선후보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한동안 잠행(潛行)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 악재 속에 치러졌다는 특수성 때문에 홍 전 지사의 득표율(24.03%)에 대한 당내 평가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당이 재활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보수층의 온전한 지지를 담아내기에 부족했다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당장 ‘홍준표 책임론’이 거세게 일지는 않는 분위기이지만 그의 대권 행보에서 아쉬운 대목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막판에 홍 전 지사가 바른정당 탈당자 복귀를 허용하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의 징계 해제를 결정한 것을 ‘마이너스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수도권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대통합 행보를 어설프게 펼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고 당내 분란의 소지만 남겼다”며 “특히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을 뚫고 다시 올라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패착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PK(부산·경남)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초반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는데 향단이었다’라고 발언하다가 또 헌재의 탄핵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등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면이 있었던 게 아쉽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대선기간에 홍 전 지사가 보여준 정치적 개인기를 인정할 부분이 있다는 목소리가 현재로서는 좀더 큰 상황이다.

대선후보를 내겠다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감안할 때, 홍 전 지사가 보수층을 집결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득표 2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PK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만약 홍 후보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았다면 ‘당 힘으로 한 것이지 홍 후보의 힘으로 한 것이냐’라는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홍 후보의 득표율이 당 지지도보다 높게 나온 상황에서 홍 후보 개인의 기여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핵심 당직자도 통화에서 “적어도 25∼30%의 득표율을 받아야 했는데 기대치에는 좀 못 미친다”면서도 “그러나 다 무너졌던 정당에서 이렇게 나온 것만 해도 다행 아니냐”라고 밝혔다.

홍 전 지사가 택할 수 있는 행보 시나리오 중 하나는 당권 도전이다.

홍 전 지사는 선거유세 기간 당권 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전날 밤 승복연설에서는 “저는 무너진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것에 만족한다”며 자신의 공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자평을 두고 일각에서는 홍 전 지사가 대선 결과의 ‘지분’을 강조하며 조만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동안 중앙 정치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홍 전 지사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높아진 인지도를 발판 삼아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홍 전 지사가 내년 6·13 재보선 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해 공석인 서울 노원병 지역구나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의 당선 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서울 송파을 지역구에 도전해 원내 진입을 노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홍 후보가 향후 정치적 행보를 하기에는 당내 세력이 부족한 것이 걸림돌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 측은 손사래를 치며 이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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