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천 성고문 피해자’ 여성학자 권인숙 교수 영입

文, ‘부천 성고문 피해자’ 여성학자 권인숙 교수 영입

입력 2017-03-08 11:27
수정 2017-03-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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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맞아 발표…“피해자로만 살지 않고 큰 희망 주신 분”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인 여성학자 권인숙(53) 명지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경선캠프에 합류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문 전 대표가 세계 여성의 날을 계기로 여성인권 의식은 물론 민주화 운동을 촉발한 권 교수를 영입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재정권시절 폭력의 피해자이면서도 피해자로만 살지 않고 비상한 용기로 극복하며 큰 희망을 준 삶을 살아오신 분”이라며 권 교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제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제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여성정책의 든든한 동지가 될 것”이라며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모든 분들의 용기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캠프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권 교수의 역할에 대해 “이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성폭력 문제를 사회적 관계와 불평등의 문제에서 분석하고 성평등의 길을 모색해 온 대표적인 여성학자다.

서울대 의류학과에 다니던 1986년 경기 부천시의 의류공장에 위장 취업했던 권 교수는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부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성고문을 당했다.

당시 권 교수는 그를 고문한 형사 문귀동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혁명을 위해 성적 수치심을 이용한다’며 그를 무혐의 처리하고 권 교수만 구속기소 했다.

이후 재정신청을 통해 특별검사격인 공소유지담당 변호사가 임명되면서 문귀동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인이 된 조영래 변호사 등 166명의 변호인단이 당시 사건을 변호했으며,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촉발한 사건 중 하나였다.

권 교수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럿거스 대학교에서 여성학 석사, 클라크 대학교에서 여성학 박사를 각각 받았다. 미국 남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여성학 교수를 지냈으며, 2003년부터 명지대에서 여성학을 강의하고 있다.

권 교수는 2014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폭력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연구소 ‘울림’의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2004년에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권력과 폭력의 관계를 깊게 연구했다.

권 교수는 “헌법 정신을 유린한 자들은 ‘여성의 사생활’ ‘약한 여자’ 운운하며 여성은 대통령의 공적역할을 무책임하게 해도 되는 존재로 폄하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인 장년의 남성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며 페미니트스가 되긴 어려우시겠으나 노력해 보시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역 사건이 여성이 처한 혐오와 폭력의 현실이었다면, 촛불의 광장은 그 대안을 보여줬다”며 “광장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이 정치적 관계망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남역 사건은 작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여성혐오’를 가진 한 남성이 2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다.

그는 “이제는 여성들이 정치적 책임을 시작부터 나누는 공동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문 후보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그 의지대로 진정성이 넘치는 여성들의 대통령이 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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