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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갑 박빙의 승부 가른 ‘미분류표’…“간밤에 무슨 일이”

원주갑 박빙의 승부 가른 ‘미분류표’…“간밤에 무슨 일이”

입력 2016-04-14 15:27
업데이트 2016-04-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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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확신 축하 세리머니 한 더민주 권성중 후보 134표 차 ‘석패’

개표 결과 134표 차의 피 말리는 접전이 펼쳐진 원주 갑 선거구는 2천 표에 달하는 ‘미분류’표가 결국 승부를 갈랐다.

개표 시작과 함께 더민주당 권성중 후보는 무서운 기세로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를 추격했다.

개표 막판 승리를 확신한 권 후보 측은 승리의 꽃다발을 목을 걸고 환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최후의 승자는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였다. 두 후보 간의 최종 표 차이는 134표에 불과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두 후보에게 밤사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간은 지난 13일 오후 6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투표 종료와 함께 먼저 미소를 머금은 쪽은 권 후보였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김 후보 45.7%, 권 후보 43.8%로 1.9%의 초박빙 승부가 예고됐다.

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온 김 후보 측은 상대방의 가파른 상승세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오후 7시 개표가 진행되고 투표함이 하나둘씩 열려 투표용지가 쏟아져 나올 때마다 두 후보 진영은 환호와 탄식을 반복했다.

김 후보 측은 개표 이후 원주 구도심과 읍·면 지역에서 쏟아진 표를 발판 삼아 줄곧 8% 안팎의 여유 있는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김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쫓기는 ‘곤마’ 신세였다.

매섭게 추격한 권 후보는 개표 4시간여 만인 오후 11시께 젊은층 비율이 높은 무실·단계동에서 많은 표가 쏟아져 3∼4% 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자정을 넘겨 관외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권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개표율이 80%를 넘어선 시점이었다. 이후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소게임은 이튿날인 14일 오전 1시 40분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개표 막바지에 달하면서 권 후보 쪽으로 쏠리는 듯했다.

당시 270표 차 리드를 확신한 권 후보 캠프는 권 후보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는 축하 세리머니도 했다.

잠시였지만, 이때만 해도 김 후보 측은 원주 을 선거구처럼 막판 대역전극을 허용해 패색이 짙은 분위기였다.

더민주당이 탈환을 노린 원주에서 권 후보가 쓴 역전드라마는 여기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 두 후보의 희비는 미분류 표에서 대반전이 이뤄졌다.

‘미분류’표는 선을 벗어나거나, 흐리게 찍힌 표, 인주가 묽어져 퍼진 표들이 이에 속한다.

투표지 자동 분류기에서 판정하지 못한 미분류 표는 수작업을 거쳐 심사 집계부 개표사무원 등이 유·무효를 최종 판정한다.

투표함이 개표된 이후 확인된 미분류 표는 2천 표나 쏟아져 나왔다.

확인 결과 이 중 1천200표는 김 후보, 나머지 800여 표는 권 후보 표로 확인됐다.

결국, 승리를 확신했던 권 후보는 최종적으로 김 후보에게 134표를 뒤진 채 분루를 삼켜야 했다.

최종 득표수는 김기선 후보 3만1천845(44.4%)표, 권성중 후보 3만1천711(43.86%)표다.

권 후보 측은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재검표 방안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후보가 깨끗이 승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주시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 과정은 관내 사전투표, 거소·선상 투표, 국외 부재자 투표 등 여러 형태의 투표용지 분류 작업이 있다”며 “미분류 표는 수작업을 거쳐야 해서 전산 기재가 다소 늦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권 후보 측에서 계산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주 을 선거구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끝에 더민주당 송기헌 후보가 대역전승을 거뒀다.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와 4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거둔 짜릿한 승리이자, 도내에서 새누리당의 싹쓸이 승리를 견제한 더민주당의 유일한 승리이기도 했다.

원주 을 선거구도 원주 갑 선거구와 개표 초반 양상은 비슷했지만, 승부는 더욱 극적이었다.

출구조사에서 송 후보가 2% 포인트 뒤진 것으로 개표가 시작됐다.

줄곧 끌려다니던 송 후보는 불과 1%의 개표 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를 300여 표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을 선거구도 혁신도시 건설로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된 ‘메머드동’ 반곡관설동과 단구동이 송 후보의 역전승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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