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고위 ‘보이콧’…비주류 향한 ‘무언의 경고’?

文, 최고위 ‘보이콧’…비주류 향한 ‘무언의 경고’?

입력 2015-09-14 09:27
업데이트 2015-09-14 13: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종걸 주승용, 최고위후 文 찾아가 별도 면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 투표 제안을 둘러싸고 내분이 극에 달한 1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문 대표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 취임한 뒤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 불참은 지난 12일 중진들과 ‘중앙위 예정(16일)대로 개최-재신임투표 연기’에 극적으로 합의했음에도 불구, 내홍이 진정되기 보다는 비주류측의 공격이 이어지는 데 대해 문 대표가 보낸 ‘무언의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혁신안 의결을 위한 16일 중앙위 개최 및 ‘추석 전 재신임 문제 마무리’ 입장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치면서 이를 문제삼는 반대파를 압박하기 위한 사실상의 보이콧인 셈이다. 주류 진영의 결속을 도모, 중앙위에서의 혁신안 처리 동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특히 ‘투톱’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전날 “재신임투표 제안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적 발화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인사는 “중진모임에서 문 대표 흔들기를 중단키로 하면서 재신임 연기를 요구해 어렵게 받아들였는데도 비주류 등이 도를 넘는 공격을 계속하자 대표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특히 유신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 이 원내대표 발언을 보고 받자마자 옆에서 말을 건네기 힘들 정도로 굳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큰 충격과 절망감을 느낀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늘 최고위 불참은 문 대표에 대한 불복과 분열적 행태에 대한 시그널”이라며 “대표가 가뜩이나 재신임에 정치생명을 건 상황에서 당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최고위 내에서 재신임과 관련된 이러저러한 이견이 있는데다 자신의 거취와 연계한 혁신안이 의결되는 16일 중앙위를 바로 앞두고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표는 13∼15일 재신임투표 실시계획을 결심한 지난 11일에 최고위원들에게 “재신임을 묻기로 한 상태이니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내가 회의를 주재하는 게 맞지 않을 것 같다”며 1위로 당선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회의 주재권을 넘기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문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오전 8시 10분께 주 최고위원 주재로 시작됐으며, 문 대표는 8시25분께 국회에 도착했으나 회의실로 향하지 않고 곧바로 회의실 옆 대표실로 직행했다.

문 대표는 9시35분께 국회를 떠나면서도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기무사 국정감사 가야 한다”, “따라오지 마세요”라며 굳게 다문 입을 열지 않았다.

문 대표는 15일에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6일은 중앙위 관련 의결 안건 때문에 최고위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향후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지 알 수 없지만, 국감 일정은 가급적 참석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는 다만 최고위원들에게는 최고위 시작 5분 전 전화를 걸어 “차가 막혀 정시 도착이 어려우니 먼저 회의를 시작하시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