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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지원 ‘밀당’…손내미는 文, 朴은 잡을락말락

문재인·박지원 ‘밀당’…손내미는 文, 朴은 잡을락말락

입력 2015-07-23 11:45
업데이트 2015-07-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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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본부장에 박지원계 기용…호남민심 달래 신당바람 차단 시도

2·8 전당대회 이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밀당’(밀고당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세지는 신당·분당론 속에 호남 민심을 추슬러야 하는 문 대표는 ‘탕평인사’를 앞세워 비주류 수장이자 ‘호남의 맹주’ 박 전 원내대표를 향해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3일부터 ‘셀프디스(자아비판)’ 캠페인에 나선다. 셀프디스 시리즈의 첫 주자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극한 대립했던 문재인 대표(왼쪽)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다.  셀프디스는 자신(self))과 무례(disrespect)를 줄여 만든 신조어로, 자신의 치부나 약점을 드러내 상대방의 웃음을 유발하거나 공감을 얻는 것을 일컫는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23일부터 ‘셀프디스(자아비판)’ 캠페인에 나선다.
셀프디스 시리즈의 첫 주자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극한 대립했던 문재인 대표(왼쪽)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다.
셀프디스는 자신(self))과 무례(disrespect)를 줄여 만든 신조어로, 자신의 치부나 약점을 드러내 상대방의 웃음을 유발하거나 공감을 얻는 것을 일컫는다.
연합뉴스
그러나 싸늘한 호남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박 전 원내대표는 계파를 안배한 인사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리며 ‘튕기기’를 하는 등 알쏭달쏭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문 대표의 태도 변화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이번 당직 인선이다.

모두가 눈독을 들인 ‘알짜 보직’ 조직본부장에 ‘박지원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윤석 의원을 전격 기용한 것이다.

특히 문 대표는 박 전 원내대표에게 연락해 인사 추천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원내대표는 추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 진영 내 다른 그룹에서도 이 자리를 얻으려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였으나, 정작 문 대표는 이 본부장을 비롯해 박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복수의 인사를 물망에 올리고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문 대표는 23일 홍보위원회가 제안한 ‘셀프디스(자신의 치부나 과오를 스스로 밝히는 것) 릴레이 캠페인’에 1번 주자로 나서면서, 함께 스타트를 끊을 인사로 박 전 원내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의 ‘구애 작전’ 배경에는 흔들리는 리더십을 안정시켜 내년 총선을 돌파하려면 신당·분당론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진원지’인 호남에서 영향력을 가진 박 전 원내대표의 조력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문 대표는 전날도 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분당은 없다”, “호남 민심이 요구하는 건 분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대부분 사안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상의를 거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를 대하는 박 전 원내대표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몸값이 높아졌다는 점은 반길 일이지만, 무턱대고 손을 잡자니 친노와 멀어져 있는 호남 민심의 비난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2012년 전대에서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을 했다는 일각의 비난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점도 부담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인사 추천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인선이 자신의 추천과 무관하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추천하지 않았는데도 신당파나 비노 그룹에서는 왜 협력하느냐는 항의가 쏟아졌다”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경계인’ 같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나와서도 “계파를 안배한 인선이란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총무본부장 권한이 막강하고, 대표에 권한이 집중됐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그는 “전대 경쟁자로서 제가 거론하기는 곤란하지만 최고의 혁신은 문 대표의 퇴진이라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신당론에 대해서도 “신당파들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 친노는 나갈 사람 나가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신당파들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럼에도 박 전 원내대표가 당장 문 대표와 등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내에서 혁신위 활동이 한창인데다,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 재판도 2심에서 유죄판결이 나는 등 개인적으로 복잡한 시기라는 점도 관계설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전대 이후 극한대립을 이어간 둘의 관계가 어떻게 재정립되느냐에 따라, 문 대표의 구심력 및 당내 역학관계 등도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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